초고층에서 토목까지…베트남에 부는 건설 韓流

국내 업체 시공한 랜드마크, 한류 전초기지 역할
코리안 스타일 베트남 고급 주택과 신도시 호평
SOC건설한 대가로 토지 받아 개발하는 방식
  • 등록 2013-03-26 오전 10:00:01

    수정 2013-03-26 오전 10:00:01

[베트남 하노이=이데일리 양희동 기자]“한국 기업이 지은 멋진 건물과 주택들이 베트남 곳곳에 세워지면서 한국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게 됐다.”(베트남 하노이시 직장인 응우웬씨·33)

지난 20일 저녁 8시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시(市)에 위치한 ‘경남랜드마크72’ 타워 앞. 높이 350m로 베트남 최고층 건물인 이곳 1층 출입구 양 옆으로 현지 10대 여학생 수십 명이 모여 인기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들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었다. 국내 건설업체인 경남기업이 시공한 이 건물에서 한국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촬영이 예정돼 인파가 몰려든 것이다.

랜드마크72를 비롯해 국내 건설사가 시공한 베트남 초고층 건물에는 어김없이 한국 브랜드와 상점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또 현지에서 인기 있는 한국 스타들이 베트남 방문 때 마다 이들 건물을 찾으면서 한류 전파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베트남 고급 주택과 신도시는 ‘한국 스타일’이 대세

베트남에 들어선 한국 스타일의 고급 주택과 신도시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살고 싶은 곳으로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건설 분야 한류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1년말 GS건설이 호찌민시 타오디엔 지역에 완공한 ‘자이 리버뷰 팰리스’의 경우 베트남 고급 주거문화의 표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집 안에서 사이공 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리버뷰 팰리스는 지상 27층, 3개동, 총 270가구(전용 144~516㎡) 규모로 아파트 구조뿐 아니라 자이 브랜드가 자랑하는 야외 수영장, 골프연습장 등 입주민 편의시설까지 한국식으로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차별화 전략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1500달러에 불과한 베트남에서 3.3㎡당 7900달러(약 870만원)의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 완공 전 60%이상이 팔려나가며 인기몰이를 했다. 현재도 전용 210㎡이 48만~50만 달러(5억 4000만원 안팎)선에 거래되고 있다.

수도권 1·2기를 모두 성공시킨 신도시 건설 역시 국내 기업이 베트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다.

과거 베트남 신도시는 1990년대 타이완 업체가 호찌민에 개발한 푸미흥(富美興·Phu My Huong)이 대표적이었다. 이곳은 외국인들과 현지 신흥 부유층이 모여 살아 ‘호찌민의 강남’으로 불린다. 그러나 최근 한국 건설업체들이 신도시 개발에 뛰어들면서 푸미흥의 명성을 위협하고 있다.

2030년 완공을 목표로 GS건설이 개발하고 있는 수용 인구 6만 8000명(면적 340만㎡) 규모의 호찌민 ‘나베 신도시’와 포스코건설의 하노이 ‘북앙카인 신도시’ 등이 대표적인 한국형 신도시다. 나베 신도시의 경우 늪지대라는 열악한 대지 환경에 ‘일산 신도시’를 통해 검증된 수변공간을 결합해 주목 받고 있다. 베트남에서 단일 건설업체가 신도시의 설계, 시공, 감리 등 전 분야를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도 나베 신도시가 최초다.

GS건설 베트남 사업 추진팀 관계자는 “신도시 건설 등 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베트남에 한국형 명품 주거가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베트남 호찌민 타오디엔 지역에 들어서 한국형 고급 주거를 선보이고 있는 ‘자이 리버뷰 팰리스’. 제공:GS건설
▲사이공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자이 리버뷰 팰리스’의 내부. 제공:GS건설
토목분야가 베트남 시장 진출의 밑거름

베트남의 고급 주택 및 신도시 건설은 대부분 국제개발원조자금을 활용한 BT(Build-Transfer)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BT방식은 도로·교량·지하철 등 사회간접자본(SOC) 공사의 대가로 베트남 정부로부터 토지를 받아, 그 위에 주택이나 복합시설 등을 개발하는 형태다. 시장 잠재력은 크지만 당장 자금이 부족한 베트남 실정에 최적화 된 방식이다.

국내 건설사들도 SOC건설로 베트남에서 신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GS건설이 공사 중인 2억 9200만 달러 규모의 ‘TBO(Tan Son Nhat-Binh Loi Outer Ring Road)도로 건설 공사’의 경우 시공의 대가로 리버뷰 팰리스 부지와 신도시 부지 등 약 100만㎡의 토지를 받아 개발하고 있다. TBO도로는 호찌민시의 제1번 외곽 순환 도로로 GS건설은 북부구간 13.6㎞의 시공을 맡고 있다.

BT방식을 통한 베트남 시장 진출은 중동 지역에서의 저가 수주 경쟁 및 원가율 상승 등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3월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베트남 시장에서 올린 수주액은 22억 달러로 동남아 전체 수주액(48억 3000만 달러)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은 정유와 발전 플랜트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한 토목 분야 프로젝트 활발해 진출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이 시공 중인 베트남 TBO도로 건설 현장. 도로 공사의 대가로 얻은 토지는 주택과 신도시 개발 부지로 이용되고 있다. 제공:GS건설
▲자료:해외건설협회(3월 현재·단위: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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