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만명 쓰는 와이브로, 꿀단지에서 애물단지로

KT 와이브로 종료설에 사용자 반발.."종료없다" 해명 일단락
LTE 활성화로 와이브로 투자 줄어..망 느려지고 음영지역 늘어 사용자도 불편
  • 등록 2012-07-20 오전 10:17:46

    수정 2012-07-20 오후 6:02:17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국책사업으로 추진됐던 와이브로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설이 나오는가 하면 사용자와 통신사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또한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와이브로 망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논의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030200)가 와이브로 서비스를 중단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와이브로 서비스 중단 소문은 KT 표현명 사장의 발언이 빌미가 됐다. 표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외국은 와이브로 주파수를 일부 나눠 ‘TD-LTE(시분할 롱텀에볼루션)’로 활용하려 한다”며 “우리나라도 이런 흐름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곧 KT가 와이브로 사업을 중단하고 와이브로용 주파수를 LTE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식으로 해석됐다.

표 사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와이브로 사용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KT가 사용자에 대한 배려 없이 사업을 중단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표 사장은 트위터를 통해 “KT 와이브로 서비스는 계속된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해프닝을 계기로 와이브로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 통신사들은 와이브로에 대한 추가 투자를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LTE 전국망 구축에 온 힘을 쏟고 있어 와이브로 중계기를 추가로 설치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통신시장 흐름이 LTE로 넘어가면서 와이브로 관련 장비 개발도 대부분 중단됐다.

이 때문에 와이브로 사용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망에 대한 추가 투자가 없어 와이브로 속도가 느려지고 음영지역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KT의 와이브로 종료설이 나오자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와이브로가 느려져 사용하기 힘드니 차라리 위약금 없이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다. 망 추가 투자가 진행되지 않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와이브로 사용자만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와이브로 사용자는 90만명 가량 된다.

업계는 방통위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방통위가 와이브로 망 투자를 장려해 사용자 불편을 해소하거나 와이브로 망을 고도화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KT가 와이브로 사업을 종료하려면 주파수를 반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T가 임의적으로 와이브로 주파수를 TD-LTE로 활용할 수 없다는 것.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KT가 와이브로 사업을 종료하고 싶다면 주파수를 반납하면 된다”고 말했다.

▲와이브로(Wibro)는 ‘무선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로 언제 어디서나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와이파이보다 커버리지 영역이 넓고 3G보다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제공해 3G와 와이파이의 중간 영역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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