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둘러보고 나서 느낀 점은 아무리 좋은 취지를 가진 제도라해도 치밀한 실행 계획이 생략된다면 이는 새로운 갈등을 야기하는 천덕꾸러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당일 현장에서 혼란을 가중시킨 가장 큰 요인은 홍보 부족. 공지가 제대로 안돼 소비자들이 헛걸음한 경우가 많았다. 종일 비가 내린 가운데 적지않은 소비자들이 우산을 받쳐 들고 대형마트를 찾았다. 한 소비자는 "전통시장 활성화 취지는 공감하지만 소비자로서 느끼는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푸념했다. 대형마트 휴무에 따른 전통시장의 고객 유입 효과도 기대에 못 미쳤다. 대형마트에 의무휴업을 강제하면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으로 자연히 이동할 줄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사전에 준비를 마친 일부 전통시장의 경우 고객 유입이 소폭 늘었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전통시장을 찾는 대신 의무휴업 전날 대형마트를 찾거나 백화점 식품관으로 몰렸다.
전통시장의 미숙한 대응도 아쉬운 대목이다. 휴무에 들어간 대형마트 주변에 있던 일부 전통시장들은 문을 열지 않았다.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이 문을 닫는 정기휴일이라고 하지만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한 주부는 "갑자기 손님이 찾아와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많은데 근처 전통시장도 문을 닫아버려 어찌할 줄 모르겠다"며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소비자 불편이 부각된 직후 일부 서울지역 구의회에서 조례안 통과가 부결되기도 했다.
이왕 도입한 제도, 제대로 한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