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연립정부 구성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던 신민당이 마음을 돌린 데는 파판드레우 총리의 사퇴 결정이 크게 작용했다.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그리스 상황도 신민당이 더 이상 연정 구성을 거부하며 버티고 있을 수만은 없게 만들었다. 현재 그리스는 내달까지 정부를 운영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 밖에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연정 구성에 합의하면서 그동안 비준에 난항을 겪었던 2차 금융구제안 통과가 확실해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미뤄졌던 1차 구제금융 6회분 80억유로 집행도 곧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자금이 없으면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것이라는 의견이 유력했다.
◇ 거국내각 구성..급한 불은 껐지만
논란을 일으켰던 총선일은 내년 2월19일로 확정됐으나 거국내각 출범은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습이다. 그리스 국영방송인 TV넷에 따르면, 이날 당 대표 회의에는 좌파 성향의 두 당 당수가 불참, 차기 총리 선임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했다.
거국내각 출범으로 80억 유로 규모 구제금융 받기에는 청신호가 켜졌지만 아직 승인받지 못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민간채권단의 50% 추가 손실상각에 대한 합의도 남아있다. 강도 높은 긴축정책 시행에 따른 경제 상황 악화도 문제다. 그리스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인력 감축에 나서면 이는 안그래도 높은 실업률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15%인 실업률이 2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