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자감세 철폐 독일까 약일까

연소득 25만달러 이상 고소득층, 내년 1월 세금감면 종료
경제활동 활성화 도움 vs 소비활동·저소득층 수입 타격
  • 등록 2010-08-13 오전 10:14:31

    수정 2010-08-13 오전 10:14:31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의 하나로 내놓은 부유층 세금 감면 철폐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재정적자 해소와 경기 부양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의견과 오히려 경제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상황이다.

12일(현지시간) CNN머니는 부유층 세금 감면 정책 종료를 앞두고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정부는 앞서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 만들어진 부유층 세금 감면 정책을 내년 1월부터 철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연소득 25만달러 이상 가구는 더는 감세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찬성 측 "경제활동 활성화에 도움 줄 것"

미 정부의 부유층 세금 감면 철회에 찬성하는 이들은 세수 확보를 통해 경기 부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윌리엄 게일 어번브루킹스 조세정책센터 이사는 "지금 시급한 것은 경제를 부양시키는 것"이라며 "고액세납자에 대한 감세 혜택 철회로 실업 급여 인상과 사회기반시설 건설, 지방정부 지원 등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엘 프라켄 매크로이코노믹스 회장도 "부유층에 대한 감세 혜택을 종료하고 나서 경제가 다소 불확실성을 띠더라도 이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찬성했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이자 빌 클린턴 정부의 경제자문가로 활동했던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는 "1년 또는 2년의 부유층 세금 감면 연장은 정치적으로 실행 가능하다고 보지만 이를 추가 연장하려다 아예 영구적인 정책이 될 수도 있다"며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철회를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반대 측 "부유층 세금 인상은 저소득층 수입에도 타격"

부유층에 대한 세금 감면 정책 종료를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미 정부가 너무 단순한 사고를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세금을 많이 내는 고액 세납자의 경우 미 경제 활동의 핵심인 소비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의 수입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

미국 정책분석연구소(NCPA)의 파멜라 빌라레알 선임 애널리스트는 "부유층들은 저소득층보다 저축을 많이 하는 것은 물론 소비도 더 많이 한다"며 "부유층들이 소비를 멈추면 이와 관련된 대다수 저소득층은 직장을 잃거나 임금을 못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금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은 경기 회복에 큰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마크 잔디 무디스어낼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금을 올리기에는 경제가 너무 취약한 상태인데다 부유층 세금 감면 철회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라리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대한 세금 감면정책을 영구 연장하고 고소득층에 대해서는 세금 감면 정책을 1년 추가 연장할 것을 조언했다.

브라이언 웨스버리 퍼스트트러스트포트폴리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능한 한 모든 세율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며 "그것이 경제를 살리는 데 최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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