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휴대폰, 해외생산 능력 확대…물량부족 `숨통`

베트남공장 확정..물량확대-가격경쟁력 `두마리 토끼`
내년초 1차 가동..올해엔 기존라인 증설로 2억대 충당
  • 등록 2008-03-21 오전 10:45:21

    수정 2008-03-21 오전 10:45:21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삼성전자(005930)의 베트남 휴대폰 공장 설립이 최종 확정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2억대 판매목표 달성을 위해 기존 라인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내년초 베트남 공장이 가동되면 고질적인 공급물량 부족에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 베트남 공장, 물량확대-가격경쟁력 `이중포석`

삼성전자는 21일 윤종용 부회장 등 최고 경영진들이 참가한 가운데 경영위원회를 열고 연간 최대 생산량 1억대 규모의 베트남 휴대폰 공장을 세우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 1차로 연간 3000만대 규모의 공장을 먼저 가동한 뒤 단계적으로 증축해 생산량을 연간 1억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공장이 건설되면 지난해 중순 이후부터 휴대폰 공급물량 부족에 시달려 온 삼성전자 휴대폰사업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 사장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량 부족 때문에 애를 먹었다"며 "한 달에 몇 백만개씩 수요를 충당하지 못했다"고 토로한 바 있다.

또 이번 베트남 공장 설립으로 삼성전자 휴대폰의 가격 경쟁력도 한층 높아지게 된다.

현재 베트남 휴대폰 시장은 노키아가 절반 가까이 장악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이중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현지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직접 팔지 못하도록 왜 있기 때문에 삼성 휴대폰은 현지 유통업체가 30%의 관세를 물고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휴대폰을 생산하게 되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에는 5%의 관세만 적용받고 수출할 수 있기 때문에 노키아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아울러 이번 휴대폰 공장 설립 결정으로 삼성전자의 투자가 본격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필리핀 클라크 프리포트에 가전 생산공장을 짓기 위해 인프라 조사를 마쳤던 만큼 삼성의 적극적인 해외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해외 증설도 병행.."2억대 판매 문제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청진공장 생산 캐파를 늘리고 해주 오디오 공장을 휴대폰용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8000만대, 해외에서 8000만대를 각각 생산해 1억6000만대 수요를 겨우 맞췄다.

올해에는 지난해 1억6000만대에서 25% 성장한 2억대로 휴대폰 판매 목표를 늘렸다.

베트남 공장 설립 결정이 지연되면서 사실상 올해 베트남 내 생산이 물 건너 가게 된 만큼 삼성은 현재 해외 생산라인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해주 오디오 공장의 생산라인을 휴대폰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면서 150만대를 생산한데 이어 올해에는 이 라인을 30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연간 200만대 생산 능력이 있는 인도 공장도 70만~80만대 이상을 늘려 최대 280만대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브라질 공장에서도 생산량을 현재 50만대에서 100만대 수준으로 2배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당초 2억대의 판매목표를 세울 때부터 베트남 공장 설립 지연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빠듯하긴 하겠지만, 올해에는 기존 라인을 늘리는 것으로도 2억대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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