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수헌기자]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지 못한 채 하락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산 증가세 둔화와 여전한 내수소비 침체, 투자 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어느 것 하나 기대를 걸만한 뚜렷한 지표변화가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04년 1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우선 경기회복의 최대관건인 내수가 침체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후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 등을 이유로 들어 `해빙`를 언급하고 있으나, 대표적인 내수지표인 도소매판매지수(전년 동월비)는 여전히 마이너스쪽에서 꿈쩍않고 있다.
12월 도소매판매는 -0.1% 증가율을 기록, 벌써 6개월째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다만 한가지 긍정적 신호는 10월(-2.5%), 11월(-1.6%)보다 수치가 떨어져, 감소폭 둔화가 가시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 내수소비재인 자동차 및 연료판매가 전년 동월 -8.9%에서 +4.6%로 돌아선 것도 그나마 의미있는 변화다.
반면 20%대를 기록하던 수출출하 증가세가 14%로 뚝 떨어지면서 수출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력품인 휴대폰 등 영상음향제품의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이들 제품의 생산증가율이 마이너스 2.2%로 돌아섰다.
여기에다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환율이 수출에 이어 향후 산업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영향은 12월 통계치에도 반영돼, 전체 산업생산증가율이 2003년 8월 이후 16개월만에 최저수준인 4.5%를 기록했다. 이는 11월 수치(9.9% 증가)에 비해서도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반도체가 지난 2003년 12월 워낙 호황을 보인 탓에(44.4%증가) 12월에 상대적 `기저효과`(19.0% 증가)를 보인 것도 생산증가세 둔화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11월 플러스로 전환했던 설비투자는 12월에는 통신기기 및 일반산업용 기계에 대한 투자감소로 다시 마이너스가 됐다. 설비투자를 상징하는 기계수주가 11월 1.1% 증가에서 12월 10.4% 감소를 보였다.
건설경기를 보여주는 건설기성(진행중인 공사)도 12월에는 -4.1%를 기록, 전월 3.5%에 비해 뚝 떨어졌다.
이런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경기선행지수(전년동월비)는 9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선행지수는 향후 경기전환시기를 예고하는 지표다. 지금의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도 7개월째 떨어지다 지난 11월 반짝 상승했으나 이번에 다시 하락했다.
지난 11월 경기동행지수가 플러스로 돌아섰을 때 경기 회복 기대가 한때 일기도 했다. 그러나 12월에는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 경기 하강세가 다시 추세적 경향을 타고 있는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때문에 선행지수의 9개월째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 올 상반기를 넘어 하반기까지 경기회복시기를 지연시킬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