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 얼굴`..개인신불자 추이

개인신불자 400만명 육박↔증가율 4분기 연속 하락
근원적 해결 `감감`↔한 고비는 넘어가는中
  • 등록 2004-04-29 오전 9:38:21

    수정 2004-04-29 오전 9:38:21

[edaily 김기성기자] `근원적 해결은 아직 멀었지만 한 고비는 넘기고 있다` 올해 1분기중 개인신용불량자 현황을 요약하면 이렇다. 야누스의 얼굴처럼 이중적이다. 한쪽 얼굴은 잔뜩 찡그리고 있지만 다른 한쪽은 한숨 돌린 듯한 얼굴이다. 개인신불자가 400만명에 육박했다. 증가 추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 증가율 추세선은 확연히 꺾이는 모습이다. 분기별 증가율이 4분기 연속 하락했다. 1년의 기간을 확인했으니 `진정국면 초입 진입`이라는 표현은 별 무리없다. 3월중 증가율은 조금 달랐다. 작년 10월 이후 5개월만에 1%대에서 2%대로 다시 높아졌다. 신용카드사의 개인신불자가 전월의 두배 이상인 9만6000명이나 늘어난 탓이다. 증가 수의 절반을 차지한 외환카드를 비롯해 국민카드, LG카드 등이 주역(?)이다. 작년말 대환대출 기준 강화, `연말요인` 등이 반영됐다. 3개월이 지난 뒤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불자는 3개월 이상 연체자 이기 때문. 하지만 일시적이거나 단기적 요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작년 10월 이후 형성된 완화 추세에서 이탈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불안한 구석은 너무도 많다. 우선 400만명을 향해가는 개인신불자 수는 버겁기 그지없다. 신용카드 `대란`의 근원적 해결책은 신불자가 돈벌어서 갚는 것인데, 시계(視界)가 불투명하다. 내수경기가 장기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는 별로 없고, 20~30대의 일자리 창출은 `구호`에 머무는 수준이다. 아직 가처분소득이 늘어날 구조가 아니다. 게다가 중소기업의 극심한 자금난은 금융권 채무재조정으로 해결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증가율 추세가 꺾였다 해도 신불자 문제의 장기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 중장기 증가율 추세선은 하향세..4분기 연속 하락 1분기중 개인신불자는 대략 20만명 늘었다. 3월부터 신용정보관리규약의 개정에 따라 신불자에서 제외된 15만명 가량의 세금 체납자와 법원 채무불이행자을 제외하면 겉으로 드러난 수치는 크게 늘지 않았다. 하지만 실상은 전자가 더 정확하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3월말 현재 개인신불자는 총 391만8507명. 작년 12월말의 372만31명보다 5.33% 증가했다. 고무적인 일은 4분기 연속 증가율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2003년 1분기 12.18%의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2분기 9.08%, 3분기 8.58%, 4분기 6.22%에 이어 5%대로 또 하락했다. 바닥은 아직 아니지만 바닥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더욱이 배드뱅크가 내달 중순 출범하면 일단 개인신불자 수는 감소세를 뚜렷이 보일 전망이다. 유주택 은행연합회 신용정보관리팀장은 "3월에 신불자수가 다시 높아졌지만 작년 11월부터 올 2월까지 4개월간 매월 1%대의 증가세를 보인 것을 감안할 때 완화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 3월 증가율 4개월만에 2%대로 재진입..단기현상 `우세` 분기별 증가율이 4분기 연속 하락했지만 3월중 증가율은 전월보다 상승했다. 5개월만에 다시 2%대로 진입했다. 신용카드사의 개인신불자 증가가 주된 요인이다. 2월 증가치인 4만4677명의 두배 이상인 9만6860명이 늘어났다. 외환카드가 절반인 4만8000명을 차지했다. 신불자 100만명을 각각 돌파한 국민 LG카드의 증가수도 전월보다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왜 늘었냐다. 외환카드 관계자는 "작년말 금감원의 카드사 지도비율인 `1개월 연체율 10% 미만`에 대환대출이 포함된 이후 대환대출을 줄이고 재대환대출을 금지한 게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대환대출의 조건을 까다롭게 적용했고, 그 것이 신용불량자 증가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대환대출의 조건 강화가 지난해말 안팎으로 몰려 있어 영향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고, 4월의 신불자는 전월대비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다만 다른 금융기관들이 시기적으로 다르게 대환대출을 줄인 경우가 있어 당분간 신불자 증가에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업계의 대환대출이 향후 개인신불자 증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3월 개인신불자 증가는 카드사들이 재무제표를 좋게 만들기 위해 지난해말 추심을 강화하고 대환대출 조건도 까다롭게 하는 `연말요인` 변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요인을 고려할 때 증가율 완화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여성 신불자 등 해결과제는 `첩첩산중` 개인신불자 증가율 둔화가 신불자 문제 해결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신불자가 소득을 올려 채무를 갚는 그 날이 올 때까지 아직도 넘어야할 산은 많다. 특히 연령별로 보면 20, 30대 여성 신불자 증가세가 잡히지 않고 있어 우려스럽다. 세금 체납자 및 법원채무 불이행자를 제외한 3월말 현재 30대와 20대 여성 신불자는 제외 대상을 포함한 2월에 비해서도 오히려 각각 9134명(2.04%↑)과 5808명(1.66%↑) 늘었다. 반면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30대와 40대 이상 남성은 각각 5만8512명(4.97%↓)과 6285명(0.87%↓)씩 줄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4월중 개인신불자 증가율에 주목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대환대출 억제가 당분간 개인 신불자 증가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증가율이 다시 1%대로 내려오면 바닥이 가까이 왔다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견해다. 내달 중순 출범 예정인 배드뱅크도 관건이다. 제대로 운영되면 신불자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내수경기 호전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개인들의 가처분 소득 증대라는 기본전제가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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