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적은 애플?…'특허 분쟁' 화웨이·샤오미 화해

글로벌 특허 교차 라이선스 계약 체결
"특허 분쟁 일단락하고 애플과 경쟁에 집중"
  • 등록 2023-09-15 오전 9:43:20

    수정 2023-09-15 오전 9:43:20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가 특허 분쟁을 끝내고 합의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과 경쟁하기 위해 두 중국 제조사가 힘을 합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AFP)


1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웨이와 샤오미는 전날 5세대통신(5G) 기술을 포함한 글로벌 특허 교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특허 교차 라이선스는 회사가 소유한 특허 기술과 상대 회사의 다른 특허 기술과 교환해 사용할 수 있는 계약으로, 상호 특허 소송을 막는 효과가 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005930)와 오포, 노키와 등과도 특허 교차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1월 샤오미를 상대로 4세대(4G) 통신 표준과 스마트폰 촬영 방법, 잠금 화면 관련 기술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는 중국 최다 특허 보유 기업으로, 지난해 기준 12만개 이상의 특허권을 소유하고 있다. 로열티 수익만 연간 5억 6000만달러(약 7440억원)에 달한다.

이에 샤오미도 4월 화웨이의 잠금 화면 기술 등 4건의 특허를 무효화하는 맞소송을 제기했으나 중국 당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앨런 팬 화웨이 지적재산권(IP) 책임자는 “이번 라이선스 계약은 정보기술(IT) 업계가 통신 표준에 대한 화웨이의 기여를 인정한다는 점을 반영한다”며 “미래 모바일 통신 기술 연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쑤 란 화웨이 기업비즈니스 개발 및 IP전략 책임자도 “화웨이와 샤오미는 서로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특허 분쟁을 멈추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기술 개발에 매진해 애플과 경쟁에 집중할 것으로 봤다. 화웨이는 최근 7나노미터(㎚·1나노=10억분의 1m) 반도체를 탑재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 60’ 시리즈를 출시하고 애플 아이폰15 시리즈에 도전장을 던졌다. 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애플을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SCMP는 “화웨이와 샤오미의 특허 교차 라이선스 합의는 두 회사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애플과 경쟁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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