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사이에선 특급호텔보다 제주의 분위기를 잘 살린 ‘감성숙소’가 더 인기다. 호텔의 경우 규격화된 기준이 있어 다소 획일적인 반면 감성숙소는 개별 숙소만의 고유한 특징이 두드러진다.
‘감성’ 핫하지만 소비자는 ‘불편’
지난해 여름 감성숙소를 예약했던 안지영(23)씨는 “가격은 부담스러웠지만 만족도는 높았다”고 평했다. “감성숙소는 주로 독채라 독립적인 공간을 보장한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소개했다. 개별 정원이나 야외 노천탕 같은 부대시설도 프라이빗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감성숙소 예약은 좀처럼 쉽지 않다. 안씨는 “예약 현황을 바로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감성숙소는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예약 현황을 일일이 문자나 전화를 통해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취소 건은 인스타그램으로 안내하기도 한다. 안씨는 “꼭 가고 싶은 숙소의 경우 인스타그램을 계속 확인해, 티켓팅하듯 연락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주로 현금을 선호하고 카드 결제를 희망하는 경우 카드번호를 포함한 결제 정보를 문자로 전달해야 해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높은 가격도 눈에 띈다. 성수기 기준 저렴할 경우 1박에 8~15만 원 선이었고, 비싼 경우는 65~75만 원이었다. 고액의 가격과 더불어 ‘연박우선’이란 규정 때문에 소비자는 더 부담스럽다. 30곳 중 12곳의 숙소가 ‘연박우선’을 지침으로 했다.
연박우선은 1박을 원하는 고객은 이용을 원하는 날짜의 약 5~7일 전에만 예약을 할 수 있다. 혹은 2박 이상 예약 사이에 하루가 비는 ‘징검다리’ 예약 건의 한해서만 투숙이 가능하다. 2박 이상만 예약이 가능한 곳은 8곳이었다.
반면 제주 애월에서 감성숙소를 운영 중인 이모씨는 “1박 예약이나 (연박우선 숙소의 경우), 재방문 할인을 적용하는 경우에만 개별 연락을 통해 예약을 받고 있다”며 “도내의 모든 감성숙소의 예약 절차가 복잡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미신고 운영인지 꼭 확인해야”
실제 30곳 중 12곳이 제주시의 ‘도내 숙박업소 현황’에 등록되지 않은 숙박업소였다. 미신고 숙박업소는 세금 미납의 문제도 있지만 안전 관리 소홀의 우려도 있다. ‘감성숙소’ 가 대부분 농어촌민박 형식이고, 원칙대로라면 해당 지역의 시장 또는 군수에게 사업자 신고를 해야 한다. 정상적인 농어촌민박이라면 소화기 및 휴대용 비상조명 등 설치 의무가 있고 재난배상책임 보험에도 가입해야 하지만, 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안전과 관련한 의무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예방 장치 마련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사고 피해를 입었을 때 보상 받기도 어려운 것이다.
제주관광정보센터 관계자는 “내가 가려는 숙소가 무허가 숙소인지 걱정되는 경우엔, 제주시 관광국이 매달 업데이트하고 있는 자료를 살펴봐라”고 조언했다. 제주도 관광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관광숙박업 및 도내 숙박업소 현황’을 매달 발표하고 있다.
높은 가격과 예약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감성숙소를 찾는 사람들은 계속 있다. 특급호텔과 맞먹는 가격이지만 그만큼 질 좋은 어메니티가 제공되기도 하고 지역적 특색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까닭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박혜인(23)씨는 “높은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제주도에 간다면 꼭 한 번 감성숙소에서 묵고 싶다”고 밝혔다. 감성숙소는 어느덧 단지 ‘숙박’을 넘어 여행지로서 기능하고 있다. 제주뿐만 아니라 육지에서도 감성숙소 형태로 운영되는 ‘농어촌민박’이 늘고 있는 만큼 이용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