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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모스크바함이 목적지 항구로 예인되던 중 탄약고가 폭발했으며, 화재로 인한 선체 손상 때문에 균형을 잃고 태풍 속에서 침몰했다”고 발표했다. 또 “탑승하고 있던 승조원 510여명은 모두 구조됐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함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흑해 함대 기함으로 운항되던 배수량 1만 1500톤 규모의 러시아군 최대 함정이다. 러시아 유도미사일 순양함으로 강력한 무장과 더불어 승무원 500여명을 태울 수 있다. 시리아 내전에도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막심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오데사 주지사가 전날 텔레그램을 통해 자국군의 ‘넵튠’ 지대함 미사일 2발이 모스크바함에 명중해 큰 피해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서방의 한 관리는 블룸버그통신에 “우크라이나의 주장을 믿을 만 하다”며 힘을 실어줬다.
미국은 침몰 원인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정확한 상황은 파악하지 못했지만, 최소 한 번의 폭발은 확인했다. 함정에 광범위한 손상을 준 큰 규모의 폭발이었다”고 말했다.
어느 쪽의 말이 사실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러시아 입장에선 뼈아픈 손실은 물론, 자존심에도 또 한번 타격을 입은 셈이다.
아울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동부 공격에 집중하고 있는 데다, 모스크바함이 이번 전쟁에서 해상 작전시 다양한 역할을 해온 만큼 향후 전황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영국의 국방싱크탱크인 왕립연합연구소(RUSI)의 시다르스 카우샬 해양전력 연구원은 러시아군이 해상 작전시 대공 능력 및 지휘 통제력을 상실하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 해군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장거리 대공방어 시스템을 갖춘 함정”이라며 “모스크바함이 중요했던 이유는 흑해 해상 작전 수행시 방공망을 구축한 뒤 나머지 함대들에 대한 지휘·통제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