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러시아 침공 열흘째를 맞아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 수가 14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내 최단기간 최대규모다. 유럽 사회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 우크라이나 국경에 인접한 폴란드의 한 난민 수용소. (사진=AFP) |
|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이주기구는 지난 24일 러시아 침공 이후 10일째를 맞이한 이날까지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이 145만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유엔은 이를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최단기간 최대 규모가 이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란민의 절반 이상은 우크라이나 서쪽과 맞닿아 있는 폴란드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이후 5일까지 총 82만7600명의 우크라이나인이 폴란드로 입국했다. 일일 입국자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5일 자정 이후 7시간 동안에만 피란민 3만3700명이 폴란드에 도착했는데, 이는 전날보다 많은 수다.
유럽 사회는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에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 철도 사업자들은 우크라이나 신분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열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3일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에 임시 거주 허가를 부여해 따로 망명 신청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있는 학교들을 난민 수용소로 지정, 담요와 옷, 음식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국경 인근 폴란드 도시인 프셰미실에선 피란민들에 휴대폰 가입자식별모듈(SIM)칩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프셰미실은 피란민들이 폴란드의 대도시 크라쿠프와 바르샤바로 가기 전 임시 거처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 각지에서 수백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해당 지역으로 몰리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독일도 2015~2016년 시리아 내전 때 사용하던 난민 보호소를 재개장했다. 독일 정부는 이날까지 총 우크라이나인 2만여명의 난민 등록을 받았다. 독일 철도 운영기업은 하루에 수천명이 베를린역으로 들어오고 있고 4일 기준 총 1만3000명의 우크라이나인이 베를린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베를린역에도 난민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자들이 몰리고 있다. 낸시 페이저 독일 내무장관은 “우리는 당연히 독일에 오는 난민들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