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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성창 대만 총리는 지난 17일 언론 브리핑에서 “대만은 아프간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아프간 사태는 나라가 혼란하면 외부의 도움으로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대만인은 이 땅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침공하자마자 도주한 아프간 대통령처럼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아프간처럼 적이 성문 앞에 있으면 도망갈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쑤 총리는 “대만은 계엄령 하에 있을 때도 체포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무력으로 대만을 삼키려는 강대국이 있지만 마찬가지로 체포당하거나 죽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학계에서도 아프간과 대만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다. 홈즈 리아오 국방대 강사는 타이페이타임스에 “대만은 아프간이 아니다. 아프간 정부는 극도로 부패한 반면 대만은 안정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 다만 대만의 진짜 위험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것이 아닌
대만이 민주국가 동맹의 최전선에 있는 만큼 안보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호차오퉁 대만 동투르키스탄 협회 회장은 “미국과 일본, 한국과 EU, 주요 7개국(G7) 국가들은 모두 인도태평양 지역 내 국가의 전략적 배치를 인정하며 대만 해협에서의 안정 유지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대만 내에서도 ‘미국을 믿을 수 있느냐’는 논쟁은 있다. 대만 야당인 국민당 정치인들 일부가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것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에 여당 인민주진보당의 청윤펑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당은 중국 공산당에 그렇게 여러 번 속고서도 교훈을 못 얻은 것이냐, 아니면 ‘스톡홀름 증후군’인 것이냐”라며 “대만에는 국방을 위한 우리만의 군대가 있고 다른 군대와 협력하며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에서도 무기를 조달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중국은 최근 아프간 사태가 미래에는 대만의 일이 될 수 있다며 협박성 주장을 쏟아냈다. 미국의 보호에 가장 의존하는 지역인 대만에서 미국이 손을 떼면 국방이 무너질 것이라는 경고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 이란 등과 국경을 접한 아프간의 지정학적 가치가 대만보다 결코 낮지 않지만 미국이 철군을 강행한 것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며, 미국에 있어 대만은 무기를 팔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동맹에 불과하다고도 환구시보는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대만과 미국을 조롱하기 위해 이 대참사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