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보는 증시]프린세스 커넥트와 호날두의 이상한 동거

사이게임즈, 모바일 게임 프린세스 커넥트 제작사
호날두 있는 유벤투스와 3년 서포터 계약 체결
회사 주주 사이버 에이전트와 DeNA, 체질 개선 준비
  • 등록 2019-07-06 오후 2:00:00

    수정 2019-07-06 오후 2:00:00

사이게임즈 로고가 새겨진 유벤투스 유니폼(사진=사이게임즈)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지난해 7월 전 세계 스포츠팬들은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세게 최고의 축구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이자 현 시대 최고의 축구선수로 평가받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가 이탈리아 명문 축구구단인 ‘유벤투스’로의 이적을 발표한 것.

호날두의 이적은 날이 갈수록 인기가 떨어져 가던 세리에 A 리그를 부활시켰다. 시즌권이 완판되고 세리에 A 중계료도 올랐다. 호날두의 이름이 새겨진 유벤투스 유니폼은 이적 첫날 하루에만 50만장이 넘게 팔려나갔다. 호날두가 이적할 당시 유벤투스의 스폰서로 활약했던 곳이 바로 일본의 모바일 게임 제작 업체 ‘사이게임즈(Cygames)’다.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 게임 화면


프린세스 커넥트 Re : Dive, 한국에서 예상 밖 성공

프린세스 커넥트 Re : Dive(이하 프린세스 커넥트)는 2016년 서비스 종료된 ‘프린세스 커넥트!’의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사이게임즈가 새로 개발한 모바일 게임이다. 가상현실에 함께 갇힌 미소녀들과 미지의 적을 물리치는 게 게임의 주요 스토리다.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되며 플레이어는 스킬 사용 타이밍을 직접 결정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낮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전 게임 캐릭터들의 대사에 성우 더빙이 들어가 있어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느낌도 준다.

한국에서는 올 3월 28일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정식 서비스가 시작됐다. 서비스 이후 게임은 구글 플레이에서 매출 10위권을 기록했고 새로운 캐릭터 ‘쥰’을 출시했을 때는 매출 순위가 애플 앱스토어에서 3위, 구글 플레이에서 4위까지 상승했다. 앱 순위 통계 사이트인 게볼루션에 따르면 현재 게임은 구글플레이에서 매출 12위, 애플 앱스토어에서 37위를 기록 중이다.

깔끔하긴 하지만 여타 모바일게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이 게임이 아직까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까닭은 잦은 보상과 대량의 광고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한국 서버는 유저들의 과금을 유도하기 위해 과도한 장치를 마련하지만 프린세스 커넥트는 게임 콘텐츠를 즐기는 데 필요한 행동력을 포함한 이벤트성 보상이 후한 편이다. 또한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승하차 플랫폼 기둥에 게임 화보를 내거는가 하면 군보급 잡지 힘(HIM)에 광고를 내기도 했다.



사이게임즈 주요주주, 사이버 에이전트와 DeNA

사이게임즈의 모회사는 지분 69%를 지닌 사이버 에이전트(Cyber Agent)다. 인력 파견 업체 인텔리전스(現 빠소루 경력) 직원이던 후지타 스스무는 1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1998년 사이버 에이전트를 설립했다. 그는 실제 광고 효과만큼의 대가를 받는 ‘클릭보증형광고를 도입해 큰 성공을 거뒀다. 사이버 에이전트는 2011년에는 본격적으로 게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사이게임즈를 설립했다.

당시 사이게임즈는 남코의 유명한 아이돌 육성 게임 ‘아이돌 마스터’를 소셜 게임으로 만든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를 모바일 게임 플랫폼 모바게(Mobage)를 통해 유통시키며 큰 성공을 거둔다. 이에 모바게를 운영하는 모바일 게임 유통기업 DeNA는 2012년 사이게임즈 지분 20.03%를 74억엔에 인수하면서 전략적 협업을 강화한다.

DeNA는 난바 도모코가 1999년 창립했다. 일본 쓰다주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맥킨지&컴퍼니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하버드 대학교 MBA를 거쳐 1996년에 맥킨지 파트너로 승진했다. 하지만 1999년 회사를 그만두고 DeNA를 창업했으며 회사를 일본 굴지의 모바일 콘텐츠 기업으로 키워냈다. 2015년에는 일본 프로야구 구단인 ‘요코하마 베이스타스’를 인수하며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첫 여성 구단주에 올랐다.

게임에 집중하는 사이버 에이전트, 새로운 활로 모색하는 DeNA

사이버 에이전트와 DeNA는 사이게임즈의 주요 주주란 것 외에도 창업주가 모두 자수성가한 사람들이라는 점, 모바일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은 서로 엇갈리고 있다. 사이버 에이전트는 여전히 게임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DeNA는 4차 산업 혁명에 발맞춰 체질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사이버 에이전트는 최근 일본에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회사 CyberZ를 통해 e스포츠에 특화한 마케팅 회사인 주식회사 CyberE를 설립했다. 이미 e스포츠 대회인 ‘레이지(Rage)’를 운영하고 있는 CyberZ는 CyberE 설립을 계기로 e스포츠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e스포츠 방송 시장 석권을 위해 인터넷 TV플랫폼인 아베마TV에 모든 자금을 쏟아붓고 있어 실적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 사이버 에이전트는 지난 1월 30일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4%(100억엔) 감소할 것으로 발표했다. 실적 전망 발표 하루만에 사이버 에이전트의 주가는 4155엔에서 3500엔으로 15.7% 줄어들었다.

DeNA 역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DeNA는 닛산과 공동 개발하고 있는 자동 운전 차량을 이용한 교통 서비스 제공을 준비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DeNA는 게임 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10 ~ 12월 분기 실적이 적자로 전환하는 등 게임 사업 부문의 경쟁력 약화로 주력 사업 전환을 꾀하고 잇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했고 결국 DeNA는 주가 반등을 위해 지난 5월 500억엔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며 1700엔 수준이던 주가를 2000엔선으로 끌어올렸다.

아직 양사의 전략 중 어느 방안이 효율적이길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DeNA가 야구구단 요코하마 베이스타스 인수를 추진하던 2011년 8월 5일 3985엔 수준이던 주가는 2012년 1월 17일 1910엔까지 52%나 빠졌고 사이게임즈가 유벤투스 스폰서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도 회사 주주들의 주가엔 긍정적인 영향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무리한 사업 확장은 외려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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