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김준호 '내기 골프', 불법일까? "단 2시만에 돈벼락이면 쇠고랑"

  • 등록 2019-03-17 오후 1:36:43

    수정 2019-03-17 오후 1:36:4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단 2시간 만에 돈벼락… 거의 신고하면 쇠고랑이지”

배우 차태현이 개그맨 김준호 등과 골프를 친 뒤 KBS 2TV ‘1박2일’ 출연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단톡방)에 보냈다는 메시지다. 그 역시 자신의 행동이 문제가 될 수 있는 행위임을 충분히 알았던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차태현과 김준호가 이같은 의혹에 휩싸이자 일부 누리꾼은 “내기 골프가 불법인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과거 판례를 보면 선 모 씨 등 4명은 함께 골프장을 다니며 전반홀 우승자에게는 500만 원, 후반홀 우승자에게는 1000만 원을 주는 내기 골프를 했다. 선 씨는 26차례에 걸쳐 6억여 원, 나머지는 32차례에 걸쳐 8억여 원의 판돈을 걸었고 결국 ‘상습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도박은 화투나 카지노처럼 승패의 결정적 부분이 ‘우연’에 좌우돼야 하는데, 골프와 같은 운동경기는 기량이 승패에 영향을 끼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선 씨에게는 징역 8개월의 실형을, 함께 골프를 친 다른 3명에게도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골프 경기에서 기량 차이가 있더라도 핸디캡 조정과 같은 방식으로 우연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도박조건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도 선 씨 등이 친 내기 골프는 도박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또 내기 골프가 불법 ‘도박’이냐, 단지 재미로 하는 ‘게임’이냐를 가르는 기준은 ‘사행성’이다. 운에 따라 이른바 대박과 쪽박이 결정된다면 불법 도박으로 간주된다.

형법 제246조에 따르면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상습 도박일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일시오락과 도박, 또 상습의 기준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따라서 법원은 일시오락과 도박을 구분할 때 연령, 직업, 재산정도, 도박 시간·장소, 횡재를 바라는 요행 여부, 함께 한 사람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또 상습적인 도박을 판단할 땐 오고 간 금액의 액수, 방법, 장소, 기간, 횟수, 가담 경위 등을 고려한다.

사진=‘KBS 뉴스 9’ 방송 캡처
한편, 차태현과 김준호는 17일 오전 각각 소속사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두 사람은 ‘내기 골프’ 의혹에 대해 보도된 바와 달리 해외에서 골프 친 사실이 없으며, 단순히 게임의 재미를 위해 게임비를 주고 받았을 뿐 현장에서 바로 돌려줬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차태현과 김준호는 사안의 심각성과 여론을 의식한 듯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전날 ‘KBS 뉴스 9’는 경찰이 성관계 몰래 카메라 촬영 및 유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가수 정준영의 휴대전화에서 이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2016년 7월 1일 차태현은 5만원권 수십장 사진을 올리고 김준호 등과 내기 골프를 쳐서 딴 돈이라고 자랑했다. 차태현은 이어 18일 뒤에도 또다시 돈다발 사진과 함께 자신은 225만원, 김준호는 260만원을 땄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내기 골프를 친 곳은 태국으로 추정된다.

특히 해당 단톡방에는 당시 연출 담당인 유일용 전 KBS PD(현 MBN 자회사 스페이스 래빗 PD)도 있었지만 상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출연진의 내기 골프 행위를 말리거나 충고도 하지 않은 채 묵인했다고 ‘KBS 뉴스 9’는 비판했다.

정준영 등의 각종 불법 행위를 수사 중인 경찰은 이같은 의혹이 추가로 제기된 만큼 향후 이들의 대화 내용을 살펴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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