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지난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조사결과 삼성전자(005930)와 레노버가 각각 시장점유율 18%와 12%로 1∼2위를 지킨 가운데 샤오미가 1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고 최근 밝혔다.
애플과 중국 토종 브랜드 쿨패드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10%, 화웨이(華爲)가 8%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다수 해외 스마트폰 강자들을 모두 제친 셈이다.
이같은 발표에 대해 전세계 스마트폰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다소 중저가 스마트폰 위주로 짜여 있기는 하지만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하드웨어 사양이 다소 낮은 것이 흠이지만 제품 품질도 여느 중국업체 제품과 달리 높은 수준이라는 게 스마트폰 업계의 설명이다.
샤오미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처럼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철저한 벤치마킹
‘모방꾼’ 샤오미는 여기에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같은 ‘성공 이야기’까지 그대로 가져와 젊은 층을 공략했다. 레이쥔은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신제품 프리젠테이션 행사에 등장해 노골적으로 ‘잡스 따라 하기’를 선보였다.
샤오미는 레이쥔의 창업 과정을 자세히 알리고 있다. 1969년 후베이성(湖北省) 시엔타오(仙桃)에서 태어난 레이쥔은 우한대학 컴퓨터학과에 입학한 지 2년 만에 졸업학점을 모두 채우고 3학년 때부터 컴퓨터프로그램 및 관련 교재를 제작·판매했다. 그는 1992년 소프트웨어 벤처기업 ‘진산’을 창업한 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개발에 파묻혀 지낸 끝에 2007년 회사를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후 2010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중국인 기술진들과 좁쌀(샤오미) 죽을 먹으며 샤오미를 세웠다는 내용도 중국인들을 매료시켰다.
고기능 저가 전략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장’
물론 샤오미가 모방만으로 지금 자리에 올라선 것은 아니다. 주요 전략은 ‘높은 사양을 갖추면서 가격은 저렴한’ 제품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3’는 2.3기가헤르츠(GHz) 프로세서에 고화질(HD) 디스플레이, 1300만화소 후면 카메라 등 고(高)사양을 갖춘 16기가바이트(GB) 제품 가격이 300달러(약 30만5700원)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사양을 갖춘 다른 스마트폰보다 가격이 절반 정도인 셈이다.
샤오미는 이런 경쟁력을 발판으로 이제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월 싱가포르에 진출했으며 말레이시아에서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이달 15일부터 인도에서 예약 판매를 시작하고 올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터키,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등에 진출하고 내년에는 미국 시장 공략을 목표하고 있다.
‘애플 베끼기’, 특허소송 등 독배될 수도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 모방 전략이 샤오미 고속 성장의 주요 원동력이 됐지만 오히려 향후 회사 발전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경영 전략뿐 아니라 샤오미의 둥근 모서리 디자인과 긴 타원형 스피커는 애플 아이폰 디자인을 떠올리게 한다.
딩다오친(丁道勤) 중국 공신부 전신연구원은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위협받고 있다고 여기게 된다면 특허 소송을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각국 특허권이 모두 다르지만 중국 내에서도 애플이 승소할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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