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출범 1주일 "프리보드 재판" VS "때이른 판단"

출범 1주일 거래 극히 부진.."거래 유인 없다"
"기관 투자자 중심의 시장..시간 두고 지켜봐야"
  • 등록 2013-07-07 오후 2:02:57

    수정 2013-07-07 오후 2:02:57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창조경제의 밑거름이 되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한 코넥스(KONEX) 시장이 개장 일주일을 맞았다. 일단 첫 주의 성적표는 썩 만족스럽지 않다.

무엇보다 일부 기관 중심의 시장으로 출발하다보니 거래가 극히 부진했다. 일각에서는 흥행에 실패해 ‘제2의 프리보드’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그러나 당국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 달라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고 있다.

한산한 시장..‘기세’로 주가 급등락 속출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막을 올린 코넥스는 일주일 동안 22억8800만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총 거래량은 40만8700주에 불과했다. 개장 첫 날만 13억7800만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을 뿐, 이후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억~3억원에 그쳤다. 그마저도 소수 종목에 한정됐고, 반 이상의 종목이 하루종일 단 한 주도 거래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거래가 미미하다보니 보기 드문 상황도 발생했다. 기존 주식시장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기세’로 주가가 움직인 경우가 속출했다.

‘기세’란 주가형성 방식의 일종으로, 전일 종가보다 낮은 가격의 매도주문이나 전일 종가보다 높은 가격의 매수 주문이 있는데도 거래가 체결되지 않고 장을 마칠 경우, 해당 호가를 종가로 인정하는 제도다. 코넥스 종목들의 거래가 거의 없자 이러한 방식으로 주가가 급등락한 경우가 많았다.

일례로 지난 5일 매연저감장치 업체 이엔드디는 한 주도 거래되지 않았지만 주가가 하한가 부근으로 추락했다. 전일 대비 14.89% 떨어진 가격에 매도 주문이 나왔지만 매수 주문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같이 ‘기세’로 주가가 변한 경우가 일주일 새 전체 시장에서 무려 10회나 있었다.

5일 기준 전체 시가총액은 4051억원으로 첫 날의 시가총액(47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매수세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기존 주식 보유자들이 매도 주문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하방 압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별로는 대체로 기관이 순매수를, 개인이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넥스 시장은 개인 투자자의 경우 3억원 이상을 예탁한 사람만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당국 “이제 시작에 불과..지켜봐 달라”

높은 기대와 함께 출범했지만 거래 부진 속에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자, 일각에서는 프리보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참여 없이 일부 기관만으로는 시장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국은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통로 확보라는 애초의 취지를 얼마든지 살릴 수 있다는 반론이다. 더구나 이제 막 열린 시장인만큼 활성화를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코넥스가 거래 부진을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5일 ‘코넥스 시장에 대한 10가지 오해와 진실’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코넥스 시장은 기존의 정규시장과는 도입취지와 설계가 전혀 다른 새로운 시장이고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는 만큼, 아직까지는 시장의 성패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1개의 기업이 지난달 말에 상장 승인을 받고 곧이어 상장됐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을 파악할 시간이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관 투자자들이 철저한 기업 분석을 끝낸 시점이 되면 투자가 적극적으로 들어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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