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야, 광고야?`..美 마케팅에 거리예술 접목

  • 등록 2005-12-27 오전 10:41:10

    수정 2005-12-27 오전 10:41:10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대도시의 한 빌딩 벽면에 깜짝 놀란 표정의 스타일 멋진 아이들이 코믹북과 같은 그림체로 그려져 있다. 그들은 손바닥 만한 크기의 전자기기에 감동하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그 기기로 게임을 하고 있다. 거리의 예술가가 그린 `그래피티`로 착각할 법한 이 그림은 소니의 플레이 스테이션 포터블(PSP) 광고다.

놀랄만큼 빠른 속도로 상식의 벽을 파괴해 온 광고업계가 `거리의 예술가`들의 영역을 침입했다. 일명 `게릴라 마케팅`으로 TV 등 기존 상업 광고가 먹혀들지 않는 소비자 층을 공략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세계 2위 가전업체인 소니는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뉴욕 등의 주 도시에서 게릴라 광고를 하고 있다. 빌딩 소유자들에게 벽면 사용료를 지불하고 전문가들을 고용해 그래피티 스타일의 광고 그림을 그려 넣는다.

패트릭 사이보드 소니 대변인은 "PSP의 게릴라 마케팅은 소위 `도시-유목민(urban-nomad)`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유목민을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방법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소비계층`이라고 정의했다.

WP는 나이키와 타임지, IBM도 거리 예술을 마케팅에 접목시켜 호평을 얻은 바 있다 있다고 전했다. 거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는 2003년에 출시한 폰 `N-Gage`를 마케팅하기 위해 통행로에 분필로 그래피티를 제작하기도 했다.

어드벌타이징 에이지의 비평가인 밥 가필드는 "게릴라 마케팅이 증가하는 것은 전통적인 광고 수단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특히 젊은이들은 너무 바빠 30초나 되는 TV 광고를 다 보고 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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