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즈그룹 파산에 금융사 연쇄 부도 우려…국내 경제도 악재

하이투자증권 보고서
부동산발 금융시스템 전이 리스크 현실화
중국판 양적완화 필요성 커졌다는 평가
연초 중화권 금융불안, 국내 수출 회복에 부정적
H지수 연계 ELS 손실 규모 확대 가능성
  • 등록 2024-01-09 오전 8:40:50

    수정 2024-01-09 오전 8:40:5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부동산 개발 업체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자산관리업체인 중국 중즈그룹이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부동산발 부채 위기의 금융시스템 전이 리스크가 현실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화권 금융불안이 국내 경제 및 금융시장에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9일 보고서에서 “중즈그룹 파산이 여타 자산관리회사의 추가 파산으로 이어질 경우 중국 금융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출처: 하이투자증권
박 전문위원은 “중화권 증시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쉽지 않다”며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나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 하락한 상황이지만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는 연간 기준 4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IT버블 붕괴로 나스닥 지수가 3년간 하락한 것과 비교하더라도 홍콩 증시의 하락세는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게 하이투자증권의 설명이다.

박 전문위원은 “시진핑 주석 3기 체제 본격화 이후 사회주의 체제 속에 공동부유라는 기조로 부동산 및 증시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 더 이상 중요한 시장으로 간주되지 않는 분위기”라며 “증시 하락, 자금 이탈을 크게 상관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간 갈등, 중국 경기 정상화 지연, 미국 정책금리보다 높은 홍콩 기준금리(5.75%) 등도 장기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 박 전문위원은 “문제는 중화권 증시 불안이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악영향”이라며 “중국 경제가 당장 또 다른 신용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낮다고 하지만 중즈그룹 파산사태에서 보듯이 금융기관 연쇄부도가 현실화된다면 중국 금융시장 불안과 이에 따른 중국 경기 경착륙 리스크가 재차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중국판 양적완화가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경제 불안을 방치할 경우 국내 대중국 수출 회복 지연은 물론 중화권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자금의 아시아 시장 이탈 현실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전문위원은 “국내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이라며 “작년 4분기 국내 대중화권 수출이 대홍콩 수출 회복을 중심으로 회복 기미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초 중화권 금융시장 불안은 수출 회복세에 당장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고된 부실이지만 상반기 만기 도래하는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규모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국내 금융시장과 경기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중국 인민은행은 추가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을 강화할 공산이 커졌다. 다음 주 중기유동성지원 창구(MLF)와 기준금리를 각각 10bp(1bp=0.01%포인트) 인하하고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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