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업계에선 통상 제조업 분야 대기업·빅테크와 스타트업간에 발생하던 ‘정보 탈취’ 논란이 보험업계까지 번진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기존 고객에 대한 정보가 충분해 자체 보험상품 개발에 무리가 없던 보험사가 ‘펫’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만나면서 벌어진 해프닝일지, 전통보험에서 디지털보험으로 나아가는 부작용의 신호탄일지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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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종표 DB손보 대표는 이번주 열리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국감 증인·참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뒤늦게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업계에선 정 대표가 국정감사 증인 소환장을 받은 이유에도 업계 관심이 쏠렸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지난 17일 의결한 ‘증인·참고인 추가 명단’을 살펴보면 증인 신청 이유에 ‘핀테크 정보 탈취 관련’이라고 적혀 있어서다.
실제 펫 전문 스타트업인 핀테크 업체 A사는 DB손보와 펫보험 관련 투자를 놓고 약 1년 여간 논의를 이어왔지만 최근 ‘없던 일로 하자’는 통보를 받았다. 투자 철회 소식을 듣기 전까지 DB손보와 반려동물 데이터뿐 아니라 다양한 투자 경로를 탐색했다는 게 A사의 설명이다. DB손보는 A사와 논의 기간이었던 올 7월 신상품 ‘펫블리 반려견 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증인 추가 명단 의결 이후 의원실에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소명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서 ‘정보 탈취 의혹’ 이례적…“확대 중인 핀테크 협업”
보험업계 관계자는 “IT나 타 업종 대비 핀테크 협력이 적었던 보험업계에서 정보 탈취 논란이 국감장 테이블에 올라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디지털 보험 발달로 핀테크와 협력의 폭과 깊이가 확대된 만큼, 해당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 관계자들은 ‘데이터 확보’가 이번 논란의 키(key)라고 입을 모았다. 윤석열 정부 들어 다양한 ‘펫 보험’ 상품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지면서 상품 개발 경쟁이 붙었는데, 상품 개발을 위해선 펫 관련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보험업계는 펫보험 통계가 부족해 해외 통계를 수입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한 펫산업 스타트업 관계자는 “반려동물용 식품에 국한돼 있던 펫산업이 헬스케어·실손보험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며 “펫 스타트업이 가진 정보의 양이 보험사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향후에도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카피캣(모방품) 논란과 비슷한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