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전통' 이연제약, 혁신 신약 개발에 힘쏟는 까닭은

신약 파이프라인 6개 보유…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 ‘선봉’·항진균제 ‘기대주’
KGMP인증 앞둔 CMDO·CMO시설 시너지 기대…'원액→완제품' 원스톱 생산 강점
  • 등록 2023-04-26 오전 8:34:36

    수정 2023-04-26 오전 8:34:36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68년 전통의 중견 제약사 이연제약(102460)이 신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연제약은 그동안 조영제와 항생제 등 제품·상품 판매에 주력해왔지만 미래 사업인 신약 개발을 통해 대형 제약사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연제약은 원료의약품부터 완제의약품까지 한 번에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케미칼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위탁생산(CMO) 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큼 향후 신약 개발과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독자 개발 항진균제로 23조시장 ‘정조준’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연제약은 현재 6개의 바이오·케미칼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 ‘RY103’ △습성 노인성 황반변성 유전자치료제 ‘RY104’ △만성신부전 및 허혈성 심장질환 유전자치료제 ‘GB102’ △항바이러스 및 희귀유전질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및 치료제 ‘RY106·RY107’ △진균 감염증 항진균제 ‘RY108’ 등이다. 이 중 5개는 바이오신약으로 다른 기업들과 공동 개발 중이며 1개는 단독 개발 중인 케미칼 신약이다.

현재 가장 선두에 있는 신약 후보물질은 신약 개발 전문기업 뉴라클사이언스와 공동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 RY103이다. 이연제약은 2018년 뉴라클사이언스에 1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이연제약은 RY103의 국내 판권(전용 실시권)을 확보했다.

RY103은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RY103은 캐나다에서 지난해 말 임상 1상이 완료됐다. 해당 임상 1상은 주요 평가지표인 안전성과 약동력학이 충족됐다. 시장조사업체 IMARC에 따르면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63억4000만달러(약 9조원)에서 2026년 92억5096만달러(약 12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6.5%에 이른다.

이연제약은 뉴라클제네틱스와 습성 노인성 황반변성 유전자치료제 RY104도 개발 중이다. RY104는 현재 전임상시험 마무리 단계로 뉴라클제네틱스는 오는 1분기 내 캐나다에서 임상 1/2a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특히 이연제약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항진균제 ‘RY108’에 거는 기대가 크다. RY108은 현재 전임상 단계로 폴리케타이드(Polyketide) 구조 기반의 새로운 기전의 항진균제로 기존 약과 달리 독성이나 내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RY108은 기존 약물들의 내성균 감염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으며 기존 약물과 병용 요법을 쓸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현재 글로벌시장에 출시된 항진균제는 3가지 종류만 존재하기 때문에 내성이 발생할 경우 치료에 제한이 생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20여 년간 승인한 새로운 계열의 항진균제는 없다. 현재 가장 널리 처방되고 있는 폴리엔 계열과 아졸 계열 항진균제는 신장 독성, 간 독성 등의 부작용이 있다.

항진균제 시장 전망도 밝다는 점도 이연제약에게 유리한 요소다. 시장조사기관 리포트오션(Report Ocean)에 따르면 글로벌 항진균제 시장 규모는 2020년 137억1900만달러(약 17조원)에서 2026년 177억1800만달러(약 24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연제약은 난치성 질환 분야 바이오신약 연구개발기업 테라베스트와 고형암 치료를 위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유래 자연살상(NK) 세포치료제 ‘TB-100’에 대한 공동개발에도 나선다. 이연제약은 해당 세포치료제 생산 시 필요한 플라스미드DNA(pDNA)를 전 세계에 독점적으로 제조·공급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다.

이연제약은 테라베스트에 계약금에 더해 임상개발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을 지급하고 임상비용은 테라베스트와 공동으로 부담할 계획이다. 향후 제품화에 따른 수익과 개발 과정에서 제 3자에게 기술 이전하게 될 경우 발생하는 수익금은 일정 비율로 갖게 된다.

이연제약이 TB-100의 공동 개발하게 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면역세포치료제는 현재까지 허가된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허가됐거나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면역세포치료제는 대부분 혈액암을 타깃으로 한 티(T) 세포치료제이다.

자연살상 세포치료제는 티세포와는 다르게 수여자의 정상세포는 공격하지 않고 암세포와 같은 비정상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특성을 지녀 기성품 형태의 동종 치료제 개발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첫 영업익 100억 달성 유력

이연제약은 충주시에 바이오 의약품과 케미칼 의약품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연제약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충주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신청했다. 충주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은 세포유전자치료제 원료의약품(원액)에서부터 완제의약품까지 한 번에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충주 바이오공장은 구체적으로 미생물 발효를 기반으로 하는 세포유전자치료제인 플라스미드 유전자(DNA)와 이를 활용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기반의 백신과 치료제뿐만 아니라 박테리오파지 등의 생산이 가능하다. 충주 바이오공장이 국내 최초의 플라스미드 유전자 원료의약품 생산 전용설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다른 제약사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특히 플라스미드 유전자 원료의약품의 경우 ‘배양→파쇄→정제→여과’ 생산 공정을 거쳐 순도 97% 이상의 고순도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이연제약은 멀티와 싱글 유즈 배양기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따라 가변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완제의약품의 경우 액상 기준 4800만 바이알, 동결건조 기준 900만 바이알을 각각 생산할 수 있다.

이연제약은 케미컬 의약품 생산공장의 경우 올해 상반기 내 식약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인증을 신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연제약은 이미 진천 케미칼 의약품 생산공장을 통해 합성·발효 주성분(API) 분야에서 국내 상위권 수준의 생산능력을 받고 있다.

이연제약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이연제약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대비 각각 7.8%, 259% 증가한 1540억원, 96억원을 기록했다. 이연제약은 올해 영업이익 첫 100억 달성이 기대되고 있다.

이연제약 관계자는 “자사는 상용화된 바이오의약품 등을 만들어 인류 건강에 이바지하는 것이 신약 개발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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