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한 달 연장에 분노하는 자영업자들이 또 다시 거리로 나왔다. 2주 만에 식당과 카페 등 일부 업종에 대한 영업시간이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다시 완화되긴 했지만 별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다. 식당·카페 외 업종은 이전과 같은 제재를 받으면서 형평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일상생활과 코로나19 방역을 함께 하는‘위드(with) 코로나’ 지침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5일 오후 2시 수도권 자영업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7번 출구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자영업자 1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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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2시, 수도권 자영업자들은 ‘자영업자 1인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7번 출구에 모였다. 이들은 ‘살고싶다, 중단하라’, ‘사람잡는 살인방역’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3m 가량 거리두기를 지키며 1인 시위를 진행했다. 124명이 참여하는 오픈카톡방 인원에 비해 적은 인원인 2명 가량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자영업자입니다. 관심 가져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에 지나가던 시민들은 엄지를 치켜 올리거나 다과를 주며 응원했다. 지나가던 한 60대 여성은 “사기 방역 맞지. 힘내세요”라고 말했다.
1인 시위를 모집한 닉네임 ‘힐’씨는 정치적으로 협상만 하는 것보다는 직접 거리로 나와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힐씨는 “같이 마음 맞는 사람끼리 모여서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내면 숨통이라도 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밤엔 그래도 참여자가 많은데 자영업 특성상 낮에 직접 시위에 참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 인원이 적은 건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이모(46)씨는 2주 만에 뒤바뀐 정부의 방역 지침에 헛웃음만 나왔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9시 영업제한은 전혀 효과가 없었고 데이터도 없이 정한 정책이었다”며 “웃긴 게 야외는 안전하다고 하는데 성묘는 4명까지 되고, 추석 때 집에 모이는 건 8명까지 되는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단계 지역에서 식당과 카페를 제외한 볼링장, 당구장, 스크린골프장, 노래방 등 업종은 저녁 6시 이후엔 2명까지만 손님을 받을 수 있고 9시가 되면 여전히 문을 닫아야 한다. 이에 업종이 다양한 자영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식당과 카페만 완화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석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장은 “식당이나 카페에서 6명까지 밥 먹고 노래방에 와서 2명씩 나눠서 들어가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영업제한도 그렇지만 이런 인원수 제한도 문제가 많아 업종별로 세세하게 반영이 되지 않은 방역지침”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떤 하나의 업종만 규제를 풀어달라고 할 수는 없다”며 “어차피 지금 자영업자 주장은 시간제한, 인원수 제한보다 위드 코로나로 가서 더 이상 힘들지 않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자영업자들은 이날 오후 11시에도 ‘제4차 자영업자 한마음 한걸음 걷기’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검정상의, 검정마스크, 모자 등을 착용하고 플래카드를 들고 걷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오는 8일 밤 11시에는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주최하는 전국 단위 차량 시위도 예정돼 있다.
한편 이날 시위에 대한 경찰 배치 등 물리적 충돌이나 실랑이는 없었다. 다만 길 건너편인 광화문역 6번 출구 앞에서 사랑제일교회가 유튜브 예배를 진행하면서 경력이 약 30여명 배치됐다. 야외 예배에 참여한 교인은 50여명으로, 경찰이 집결 장소를 펜스로 막고 경고 방송을 하자 경찰에 몰려들어 실랑이를 벌이는 등 충돌이 있었다.
| 5일 오후 2시 수도권 자영업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7번 출구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자영업자 1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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