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브리핑]미국의 '환율 압박' 현실이 될까

15일 역외 NDF 1131.1/1131.6원…2.05원↓
  • 등록 2018-10-16 오전 8:24:11

    수정 2018-10-16 오전 8:45: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켄터키주 리치먼드의 이스턴 켄터키대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16일 원·달러 환율은 1130원 초중반대에서 무거운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의 이목은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 쏠려있다. 재무부는 15일(현지시간) ‘주요 교역대상국의 환율정잭 보고서(환율보고서)’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오전 8시 현재(한국시간)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다.

주목되는 건 미국의 환율 압박이다. 당초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가 주목 받았지만, 그 경계감은 다른 나라로도 퍼지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무역협상에서 어떤 나라와도 환율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일본 니케이와 한국 코스피가 추락한 게 그 방증이다. 직전인 4월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인도 등 6개국이 환율조작국 아래 단계인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렸다.

간밤 달러화는 약세였다.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5.060로 소폭 하락했다. 특히 미국의 환율 압박이 약(弱)달러로 이어졌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강(强)달러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왔다. 자국 산업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점을 우려해서다.

약달러에 원화 가치는 다소 올랐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1.35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0원)를 감안하면 전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4.30원)와 비교해 2.05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것이다.

환율보고서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공개 전까지는 과거 어느 때보다 환율 경계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장 초반부터 상단이 막히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1130원 중반대 이상 오르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환율 하단이 열려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국제금융시장의 투자 심리가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위험통화로 분류되는 원화에 대한 매수세가 크지 않을 수 있다. 하단도 경직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간밤 뉴욕 증시는 기술주 부진에 약세를 이어갔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거래일과 비교해 89.44포인트(0.35%) 떨어진 2만5250.55에 거래를 마쳤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주가는 각각 1.9%와 1.5% 빠졌고, 애플도 2.14% 떨어졌다. 국내 증시도 미국 영향을 받을 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동향이 특히 관전 포인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상·하방이 모두 막혀있는 가운데 1130원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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