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23일 코스닥 시장에선 지수가 4% 이상 급락하고 코스닥 종목 중 90% 이상이 하락 마감을 하는 전형적인 투매 현상이 벌어졌다. 단기 저점으로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연기금 등의 손절매도 물량이 추가 출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단 분석이 나온다. 지수 상승이 느리게 진행될 것이란 얘기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4일 보고서에서 “2003년 이후 코스닥 지수가 4% 이상 하락할 때 하락 종목 수 비중이 90% 이상을 기록했던 사례는 24번 있었다”며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제외하면 단기 바닥 신호였고, 지수 조정분은 1개월내에 회복됐다”고 밝혔다.
현재는 2008년과 2011년의 상황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단기 바닥 신호로 가격 측면에선 하락보다 상승이 유력하단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중국 신용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지만 리스크가 본격화되지 않았고 위안화 약세 속도 역시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일 시장의 경우 장중 지수 흐름을 좌우했던 주요 변수가 ‘위안화’였단 점에서 새로운 매크로 리스크보다 중국 신용 리스크, 무역분쟁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연기금, 자산운용사들의 손절매도 물량이 추가적으로 출회될 수 있단 점에서 상승 속도가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닥 지수를 적극적으로 매수한 주체는 투신과 연기금이었는데 투신이 가장 적극적으로 매수한 지수 레벨은 850을 상회하고, 연기금은 800~830수준”이라며 “단순 계산하면 마이너스 7.5~15%의 손실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돼 손실 최소화를 위한 기계적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일 시가총액의 28%를 차지하는 건강관리 업종과 35.8%를 차지하는 IT업종과 관련해선 뉴스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 지수 낙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일부 증권사에선 반도체 업황에 대한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중국 당국이 광견병 백신 제조 중단을 지시하고 불법 생산에 대한 조사르 들어갔단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정 연구원은 “바이오주의 경우 최근 신뢰도를 낮추는 부정적인 뉴스가 잇따르며 주가 하락폭이 컸기 때문에 주가 급락으로 인해 기관 및 외국인의 로스컷(편입 종목 중 일정폭 가격 하락시 자동매도) 매물이 대규모로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