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재건축 단지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금이다.
그 금액의 단위가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 넘으면서 재건축을 진행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환수금을 줄일 수 있을지 등을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 지난 2월 강남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 3구역 추진위원장이 ‘1 대 1 제자리 재건축’ 공약을 하면서 1 대 1 제자리 재건축의 실효성 및 파급효과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1대1 재건축이란 현재 있는 세대수와 동일한 세대수로 재건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보다 더 많은 세대수로 재건축하고 더 건축한 세대를 일반 분양하는 경우보다 세대당 전용 면적은 넓으나 건축비 부담은 늘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건축비 부담이 늘어나는 1대1 재건축을 왜 추진하는 것일까?
1대 1 재건축의 특성상 조합원에게 분양 하는 것 이외에 일반분양은 매우 적거나 없다.
따라서 일반분양에 따른 조합원 수익이 없는 만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일반분양을 최소화해 분양수입을 줄이는 대신 명품 단지로 거듭나기 위해 건축비용을 크게 늘려 지출이 많아지면 환수할 초과이익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기존보다 면적이 30% 이상 늘어나면 총 가구 수의 60%를 전용면적 85㎡ 이하의 소형가구로 구성하고 임대아파트도 반드시 지어야 하지만 1 대 1 재건축시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소형 주택 의무도 없어진다.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 3구역은 강남의 노른자 땅 중에서도 가장 핵심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현대 1,2차는 40평형대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재건축 이후에도 중대형 이상 중심으로 조성되는 명품 단지로 변모를 한다면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바로 ‘희소성’ 때문이다.
지금도 뛰어난 입지로 인한 높은 가격으로 진입장벽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중대형 이상의 아파트가 강남의 핵심 지역에 우뚝 서게 된다면 소위 말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 부르는 것이 값이 되는 상황이 발생될 수 있다. 홍콩이나 베이징처럼 말이다.
물론 난관도 많다.
일반분양으로 인한 수익이 없고 명품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막대한 건축비가 들어가는 만큼 조합원부담금은 매우 커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자금의 여유가 없는 조합원들의 반발이 심해지면서 재건축 절차 진행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 자칫 초과이익환수금보다 조합원부담금이 더 커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인허가 과정에서 발목을 잡히거나 도정법의 개정 등으로 인해 추가적인 허들이 생길 수도 있다.
재건축이 끝난 시점이 부동산 시장의 하락기와 맞물린다면 가격 하락으로 인한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결국 재건축 조합원들에게는 1대1 재건축이 ‘모’ 아니면 ‘도’가 될 공산이 크다.
‘모’든지 ‘도’ 든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결코 적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공급을 늘려 장기적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강남으로 시작된 공급물량 부족이 서울 전체로 확산될 경우 급등하는 집값에 서민들은 또 한 번 눈물을 흘릴 수 있다. 과도한 규제보다는 시장에 최대한 맡기되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야 말로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정부가 의도하는 집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오은석 ‘직장인 재테크, 우리는 부동산으로 투잡한다’의 저자로서 ‘북극성주’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21년차 부동산고수다. 다음 카페 ‘북극성’을 통해 9만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투자 노하우를 전파하며 멘티들이 시행착오 없이 투자하고 경제적 자유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얻은 수입으로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