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소용없다"며 돌연 韓비판한 트럼프…中겨냥 발언?

  • 등록 2017-09-04 오전 8:13:15

    수정 2017-09-04 오전 8:13: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화가 소용 없다”면서 돌연 한국의 대북(對北)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해 민감한 시기에 협력을 강화해야 할 동맹국을 비판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이 중요한 핵실험을 했다. 그들의 말과 행동은 여전히 미국에 적대적이고 위험하다”면서 “내가 한국에 말했듯, 그들(한국)은 북한에 대한 유화적 발언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가고 있다. 그들은 그저 하나만 안다”고 적었다.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시험과 관련, 공조를 강화해야 할 시기에 급작스럽게 핵심 동맹국인 한국을 비판한 것이다.

반면 북한을 후원하고 있는 적대국 중국에 대해서는 “도와주려고 하고 있지만 거의 성과가 없는 중국에 있어 북한은 거대한 위협이자 당혹감을 안긴 불량국가“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과 비교하면 비판 수위가 낮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부당하게) 듣기 싫은 소리를 했다”면서 “잘못된 인식”이라고 꼬집었다. 또 “북한을 후원하는 중국은 점잖게 비판했다”고 지적한 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는 NYT에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비판은 인식이 잘못된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실제 미국의 대북 ‘압박과 관여’ 접근을 적극 지지해왔고, 문 대통령이 지금까지 취한 어떤 것도 유화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의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엘리 라트너도 두서없는 발언이라며 거들었다. 그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도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와 협조를 쌓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그런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시기적으로 맞지 않은 것을 보면 ‘대화’를 강조해 온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미국은 북한과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제3국 기업과 은행, 개인까지의 제재를 의미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예고했다.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것을 우려해 한국을 통해 중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미 언론 일부는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책에서 내부적으로 시각차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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