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코리아, '사천공장' 아시아 수출허브로..1000억 투자

제2공장 착공..내년부터 생산능력 2배 향상
수출 비중 43%에서 70%로 확대..3000억 달러 규모 전망
  • 등록 2016-06-12 오후 12:00:00

    수정 2016-06-12 오후 12:00:00

경상남도 사천시 ‘BAT코리아 사천공장’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경상남도 사천시 BAT코리아 사천공장은 시원한 파란색 외관만 봐서는 담배 공장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그러나 공장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담뱃잎 특유의 냄새와 초콜릿, 허브 등 다양한 향이 뒤섞인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13년 동안 2000억 개비의 담배가 만들어진 사천공장의 역사를 이 냄새가 증명한다.

모든 공정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사천공장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잘게 잘린 담뱃잎을 찌고 말리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 과정을 거친 담뱃잎은 하얀 종이에 말려 우리가 아는 담배로 재탄생한다. 공장 내부를 하얀 담배 개비가 가득 채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종이에 말린 담배는 긴 레일을 타고 이동, 담배 상자 안에 담겨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될 준비를 마친다.

담배 ‘던힐’로 유명한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코리아)가 한국의 사천공장을 아시아 수출 허브로 키운다. 현재 사천공장 부지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제2공장을 짓는다. 이를 통해 ‘메이드 인 코리아’ 담배 제품을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BAT코리아는 10일 사천공장에서 제2공장식 착공식을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내년 1월 제2공장이 완공되면 사천공장의 생산능력은 지난해 168억 개비에서 350억 개비로 2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현재 전체 생산량의 43%인 수출 비중이 70%까지 확대돼 수출액도 지난해 기준 1억 달러(1166억원)에서 2억6000만 달러(3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담배 개비들이 레일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BAT코리아는 사천 지역 신규 고용채용과 경남 지역 내 원자재 관련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제2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360명 수준인 직원을 480명까지 100명이상 늘릴 계획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장에 필요한 자재들은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경남지역 국산 업체들과 협력해 조달하기로 했다.

BAT코리아가 한국 사천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아시아 수출 허브로 키우는 이유는 사천공장의 경쟁력 덕분이다. 사천공장은 41개국에 위치한 44개 BAT 그룹 생산시설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곳 중 하나다. 사천공장은 2003년부터 현재까지 BAT 공장 가운데 ‘제품품질지수’와 ‘생산품질지수’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최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공장들의 설비가동 효율은 50% 수준이지만 사천공장의 설비가동 효율은 6월 현재 69%에 이른다. 원자재 손실률도 1.3%로 싱가포르 2.9% 등 타 국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사천공장에서 생산되는 수출 담배는 13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일본으로 건너가는 물량이 전체의 83%로 가장 많고 대만이 12%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홍콩, 호주, 우루과이 등으로 물량이 수출되고 있다.

사천공장 증축과 함께 BAT코리아는 신제품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도 늘려갈 계획이다. 현재 BAT코리아는 KT&G, 필립모리스에 이어 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 공략을 위해 BAT코리아는 최근 사천공장에서 캡슐을 탑재한 ‘던힐’ 신제품을 생산을 시작했으며, 올여름 한정으로 기존 담배 대비 500원 저렴한 4000원에 팔 예정이다.

이성권 BAT코리아 생산총괄 전무는 “이번 투자는 BAT 사천공장이 노사화합 등을 바탕으로 성과를 낸 결과”라며 “이번 증축을 통해 사천공장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아시아 수출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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