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주가는 최근 두 달간 약 40% 급등해, 미 기업중 최 단시간에 시가총액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인터넷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다`는 극찬을 받으며 주가 고공행진을 지속해 왔다. 최대 IT 기업중 하나인 MS마저 `구글이 두렵지 않다`고 강조함으로써 역으로 구글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오를만큼 올랐다는 의미일까, 구글의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기간에 갑작스레 급등한데다 불확실한 성장성을 과대평가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영역 구분없이 격화되고 있는 인터넷 시장에서의 경쟁 또한 부정적인 요소로 분석됐다.
◇장기성장 `불투명`..주가 리스크도 커졌다
이날 구글의 주가는 전일 대비 19.94달러(4.7%) 급락한 403.54달러로 장을 마감, 1년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거래량이 2149만3262주로 90일 평균 거래량 830만주의 3배에 달할 정도로 급증, 매도세가 만만치 않았음을 보여줬다.
연말 쇼핑시즌의 광고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란 우려가 우세한 가운데, 메릴린치 등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결정타를 가했다. 주가가 이미 상당수준에 올라 있는데다, 경쟁심화와 매출 집중에 따른 장기 성장성 우려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터넷 주식거래 업체인 V트레이더의 허브 컬란 사장은 "연말 쇼핑시즌의 인터넷 기업 매출이 약간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온라인 광고와 쇼핑몰 추천으로 매출을 창출하는 구글에게도 부정적인 요소. 지난 두달간 연말 특수 기대로 주가가 급등했음을 고려할 때 충분한 반락의 이유가 된다.
이어 "단기적으로 구글 주식이 강력한 가치를 지닌 것은 사실이나, 장기적으로 인터넷 검색 이외 부문에서 매출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투자의견은 현 `중립`으로 유지했다.
스탠포드 인스티튜셔널 이쿼티 리서치의 클레이튼 모랜 연구원 또한 유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3분기 실적 발표 이전에 구글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했던 그는 단기간 급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영업 트렌드와 주식 모멘텀은 여전히 강하지만, 매수를 더이상 정당화할 수 없는 단기적인 리스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터넷 업계의 경쟁 심화는 결과적으로 구글의 성장성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성장성 견조..급락은 `차익실현`
그간 구글의 주가를 지탱해 왔던 힘은 나스닥의 존재 이유라고도 할 수 있는 `성장성에 대한 믿음`이었다. 인터넷 대중화 물결을 틈타 검색엔진의 독보적 최강자로 떠오른 구글은 다양한 영업 확장을 통해 기존 업계들을 위협했다.
각 분야에 최고임을 자부해 왔던 MS, 야후, e베이 등이 황급히 대응책을 간구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면서 인터넷 시장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시대가 열렸다. 특히 MS는 이례적으로 내부 메모랜덤을 통해 인터넷 세상의 변화에 둔감했음을 자성, 구글의 가치를 더욱 높이기도 했다.
이에 UBS는 지난 21일 구글에 대한 목표가를 500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하며 파장을 불러왔다. 벤자민 새흐터 UBS 연구원은 "구글은 패러다임을 바꾸는 회사"라며 "창의력과 영업 기반을 장기적으로 확대할 능력을 갖고있다"고 호평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구글의 주가는 톰슨 파이낸셜 추정 향후 12개월후 예상 주당순이익(EPS) 대비 50배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긍정론자들은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붕괴된 현 시점에서도 구글의 지속적인 상승과 성장세에 힘을 싣고 있다. 만 증권의 수석 옵션 전략가인 팀 비갬은 "이날 구글의 급락은 단순한 차익 실현이며 밸류에이션 조정 차원일 뿐"이라며 우려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구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인 `성장성` 이슈는 단기간내 증명될 수 없다. 결국 구글이 진행중인 VoIP, 디지털 도서관, 메신저 등이 효과적인 매출 확대와 사업 다변화로 이어지는지 여부가 승자를 가리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