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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태섭 원장은 “무릎이나 손목, 팔꿈치 등의 경우 퇴행성 변화나 장기간 반복적인 움직임이 누적되어 통증을 유발하지만 김장처럼 단시간 집중적인 충격이 가해져도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라며 “저절로 낫기를 기대하고 치료 없이 통증을 참거나 파스 등으로 자가치료 하기보다 초기에 소염진통제 복용이나 주사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치료가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 손목과 팔꿈치, 무릎과 허리 등 주부 통증 유의
김장을 할 때 직접적으로 무리가 갈 수 있는 부위는 손목이나 팔꿈치 등 관절 부위다. 무, 파 등을 채 썰고, 양파, 마늘, 배, 사과 등을 갈아서 즙으로 만드는 등 많은 양의 속재료를 준비하고 양념에 버무리는 과정이 반복된다. 또 배추에 속재료를 넣어 양념을 하고 배추를 옮기는 것까지 마무리하다 보면 손목과 팔꿈치에 무리가 간다. 이 과정에서 손목에 피로가 쌓여 손목 통증과 함께 엄지와 검지, 중지, 손바닥 부위가 심하게 저리는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고, 팔꿈치의 안쪽과 바깥쪽에 통증이 생기는 상과염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김장을 하는 동안 장시간 쪼그리고 앉아 작업하면 무릎에 체중보다 많은 무게가 실려 무릎 관절에 무리가 오기 쉽다. 특히 김장을 주로 도맡아 하는 중장년층 여성의 경우 퇴행성 변화 때문에 연골이 이미 얇아진 상태라 장시간 쪼그려 앉아 있거나 관절이 과도하게 꺾이면서 연골 손상의 위험이 커진다. 쪼그려 앉은 자세는 고관절에도 무리를 준다. 만약 엉덩이와 골반 부근 관절의 뻐근함이 느껴진다면 고관절충돌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대퇴 골두 부위와 골반 사이에 연부 조직이 끼어 움직임을 제한하고 통증을 유발하는데, 처음에는 단순히 저린 증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자세를 바꿀 때나 누워서 무릎을 안쪽을 돌릴 때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 수시로 스트레칭하고, 찜질로 통증 완화
주부 관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선 주변 환경을 잘 조성할 필요가 있다. 김장을 맨바닥에서 하기보다는 테이블에 올려서 작업을 하면 무릎과 허리의 통증 예방과 완화에 도움이 된다. 만약 어쩔 수 없이 맨바닥에서 해야 한다면 등받이 의자를 활용하거나 최대한 벽 쪽에 붙어 등을 기대고, 손목 보호대나 허리 보호대 등을 활용해 관절과 척추에 무리가 가는 것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실내에서 김장을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베란다나 외부에서 해야 하는 경우 몸의 체온 유지를 위해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어 보온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김장 후에는 관절과 근육의 긴장과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해주면 좋고, 통증이 있다면 붓고 열감이 있을 땐 냉찜질을 통해 염증과 부기를 가라앉히고 이후에는 온찜질로 혈액순환과 근육 경련을 완화해 주면 좋다. 또 편안히 엎드린 상태에서 팔꿈치를 이용해 뒤로 허리를 젖히고 그 상태에서 팔을 쭉 편 자세가 도움이 된다.
김태섭 원장은 “김장할 때 생길 수 있는 갑작스러운 통증은 기본적인 스트레칭과 바른 자세, 작업 환경 개선으로 줄일 수 있다”라며 “만약 찜질과 충분한 휴식을 취했음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