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만취한 상태에서 20대 직원을 70㎝ 길이 막대로 찔러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가 구속된 가운데 피해자 유족이 살해 경위를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4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직원 B씨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70㎝ 길이의 막대를 고의로 몸 안에 찔러 넣어 장기가 손상돼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 사진=채널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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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유족들은 3일 JTBC를 통해 “코로나 때문에 수업이 없으니까 그때 조금 힘들다고는 했었다. 태권도 사범 쪽으로 자리 봐줄 테니까 옮기는 거 어떻겠냐 했는데 그래도 자기는 사장님이랑 버틸 거라고(했다)”고 전했다.
함께 일하던 스포츠센터 대표와 회식을 하고 오겠다던 동생은 다음 날 아침, 센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 몸에는 폭행을 막기 위한 방어흔도 발견됐다.
피해자 유족은 “얼굴이 다 멍이었고, 검안하셨던 분이 말씀해주시기를 양쪽 엉덩이가 다 시퍼렇게. 양쪽 팔도 (방어흔으로) 다 이제 (멍들고.)”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태권도를 한 지 20년째인 동생이 누구에게 맞을 만큼 왜소한 체격도 아닌데다, 평소 대표가 생일까지 챙겨줄 만큼 원만한 관계였다며 동생이 음주운전을 하려고 해 말리려다 싸움이 났다는 대표 해명이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피해자가 가족에게 대리가 안 잡힌다고 했고 가족이 대리 기사 번호를 알려준 카카오톡 메시지와 피해자가 밤 11시 반 대리기사에게 전화를 건 내역이 공개됐다.
또한 채널A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범행 당시 피해자 행세를 하며 4번이나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새벽 경찰에 신고하며 자신이 피해자라는 취지로 말했다. 또 5분 뒤에 다시 112에 전화를 해 웅얼대다 끊었고, 경찰 도착 뒤에도 대응이 허술하다며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채널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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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의 신고로 새벽 2시 10분 쯤 경찰이 출동했을 때에는 직원이 하의를 벗은 채 누워 있었다. 경찰이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을 때 “직원이 술에 취했으니 건드리지 말라”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 번째는 112가 아닌 119로 전화해 “같이 술 마신 친구가 의식과 호흡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경찰이 출동했을 때) 격정적으로 흔들거나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이 정도, 그리고 여기 이렇게 맥박 뛰는지 확인하고 간 거다. 그때 만약에 119라도 불렀으면 그래도 살 수는 있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당시 경찰은 대표가 횡설수설하는 데다 직원이 술에 취해 자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고, 특별한 외상과 별다른 범죄 정황을 발견하지 못해 돌아갔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추가 부검과 내부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피해 직원의 정확한 사망 시점을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