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대선이 끝나고도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에서 “지지율로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이는 선거를 앞두고 늘 있었던 일”이라면서 “이번에는 좀 더 특별한 상황으로 투표가 끝나고도 대통령 당선자가 결정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정치적 혼란 상황이 연말까지 지속될 우려가 생기고 있고 주식시장도 이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월 3일 미국에선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현재 여론조사 등을 감안한 단순 지지율로 보면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 약 7%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다. 그러나 2016년 대통령 선거에도 그랬듯 단순 지지율이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국정수행 지지율도 불확실한 상황을 보여준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나설 때는 현재의 국정수행 지지율도 당선에 중요한 변수인데,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3% 수준이다. 현직 대통령으로 재선에 성공했던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로널드 레이건의 비슷한 시기 국정수행 지지율 50%보다는 낮지만, 재선에 실패했던 조지 H.W. 부시와 지미 카터보다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높다. 즉,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이미 시장에 반영 중이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변동성지수의 선물가격이 선거가 있는 11월 만기 선물과 그 다음달인 12월 만기 선물 가격이 최근 크게 오르면서 10월 만기 선물 가격을 넘어섰다. 11월물과 12월물의 최종 거래일은 각각 11월 18일과 12월 16일이다.
김 연구원은 “이전엔 10월 만기보다 11월 만기의 변동성지수 선물가격이 낮고, 11월 만기보다 12월 만기의 선물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 문제를 지적하며 선거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을 시사한 9월 16일 이후 11월 만기의 선물가격이 10월 만기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선물 가격은 11월 3일 이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더 높아지는 불안한 시장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이후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망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관련 여러 발언들로 11월 만기와 10월 만기의 가격 차이가 더 확대됐고, 12월 만기 가격도 10월 만기 가격을 넘어섰다”며 “자칫 잘못하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11월을 지나 12월까지 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