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면세점·호텔 ‘흔들’… 계열사 지원 나선 신세계그룹

신세계, 신세계디에프에 약 3000억원 유상증자 진행
면세점 사업의 장기 성장 위한 재무 건전성 확보 목적
신세계 1분기 매출 전년대비 12.7%↓… 지속 지원 부담
호텔 지원 나선 이마트, 신용등급 떨어지기도
  • 등록 2020-05-06 오전 8:25:32

    수정 2020-05-06 오전 8:25:32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사진=신세계)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신세계그룹이 면세점 사업 구하기에 나섰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하늘길이 막히며 호텔 사업과 더불어 면세 사업 또한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앞서 한 차례 자금 수혈로 한숨을 돌린 호텔 사업처럼 면세 사업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만 추가 지원의 필요성과 함께 모기업의 부담이 덩달아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를 대상으로 2958억85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가 면세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한 100% 자회사다. 신세계는 1000억원을 운영 자금으로 대고 나머지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8~12층, 16~17층의 토지 및 건물, 부속설비 일체를 현물출자 하는 방식으로 신세계디에프를 지원한다.

바닥을 찍고 있는 면세점 업황을 신세계디에프가 자체적으로 타개하기 어렵게 되자 모기업에서 손을 내밀었단 설명이다. 신세계 측은 “면세점 사업의 장기 성장을 위한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라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신세계면세점의 지난 2월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 3월 매출액은 전년 대비 60% 정도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국내 면세점 업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면세점 업계 총 매출액은 전년 동월(2조1656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1조873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봄철 관광 성수기를 예상하고 3~6개월 전 상품 발주 관행에 따라 대량 발주한 약 3조원의 재고가 쌓여 현금 흐름 또한 악화했다.

앞서 지난 3월 신세계그룹 계열인 신세계조선호텔 또한 모기업인 이마트로부터 1000억원을 수혈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서울 시내 주요 특급 호텔의 객실점유율이 기존 60~70%에서 10~30%로 곤두박질친데다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으로 상반기 해외 비즈니스 수요 확보도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에서 이뤄진 조치였다.

문제는 면세 사업과 호텔업이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이들을 지원하는 모기업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세계의 경우 올 1분기 총 매출액은 8364억원으로 전년대비 12.7% 감소했다. 코로나19로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줄어든 것은 물론 생활필수품이 아닌 의류, 잡화, 화장품에 대한 소비도 후순위로 밀린 탓이다. 면세점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마트는 신세계조선호텔의 부진으로 신용등급까지 영향을 받았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16일 이마트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단계 하향조정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신세계조선호텔의 가동률 급락 등에 따른 고정비 부담확대, 저 마진의 온라인 매출 증가 등으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신세계조선호텔이 계획 중인 부띠크 호텔 확장 사업와 관련해 부띠크 호텔의 현금흐름 규모 대비 리스부채 규모가 과다할 것으로 예상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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