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하지만 인지상정이다. 만약 남이 경쟁자라면 나에겐 절호의 찬스 혹은 행운이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의 사퇴를 바라보는 입장이 꼭 이와 같다.
25일 스티브 잡스는 애플 이사회와 커뮤니티에 사임 의사를 밝히고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후계자로 추천했다. 이에 대해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일단 삼성전자에는 `좋은 소식`이라고 봤다.
직접적인 이득이 없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최대 경쟁자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자체가 호재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스티브 잡스의 사퇴로 애플의 원동력 자체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 CEO로 추천된 팀 쿡은 삼성전자와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어 특허 관련 소송 건에도 긍정적인 소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오전 9시3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4.24% 급등하며 74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업황에 대한 우려로 폭락을 거듭했던 삼성전자에는 `가뭄에 단비` 같은 호재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호재의 영향력이 얼마나 갈지에 대해서는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애플에는 일단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어떤식으로든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국내 IT 업체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의 역할이 지대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 자체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이미 애플이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 회사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스티브 잡스의 사퇴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잡스의 사퇴 소식이 전해지면서 애플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6%까지 급락하며 351.35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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