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프레스 데이(Press Day)를 시작으로 일산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 2011 서울모터쇼 현장을 가봤다. 이번에도 연례 행사처럼 등장한, "모터쇼냐 모델쇼냐"는 성토 목소리로 좀 뜨거운 모양이다. 막상 뚜껑 열어보니 볼 만한 신차나 이벤트는 적고, 볼 만한(?) 레이싱 모델 여성만 즐비해서 그렇단다.
주장의 사실 여부를 떠나 밤잠 설쳐 기대하고, 비싼 입장료를 치러가며 현장을 찾은 관람객이라면 이런 문제 제기를 할 수도 있고 그건 응당한 권리다. 다만 며칠간 현장을 지켜보며 정작 아쉬웠던 것은, 이같은 `논란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 채 소외된 자동차 관련 중견·중소 부품업체 부스였다.
외국계 부품업체인 B사 부스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B사 관계자는 "일반인 관람객이 차 부품에 관심 갖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그보다 완성차 업계와의 만남을 위해 마련한 자리인데, 언론이 조명해주지 않으니 이런 분위기마저 벌써부터 다운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일부 중소 규모 부품업체들은 이번 모터쇼 조직위를 통해 설명회 일정도 마련한 상태였지만 실제 이들 업체를 찾은 기자는 극소수였다. 같은 시간 다른 부스에서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인피니티, 도요타 등 쟁쟁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설명회를 열고 있었기 때문이다. 촉박한 취재 일정에 설명회 시간이 겹쳐 어쩔 수 없었던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 그들 말처럼 언론이 너무 무관심한 것은 아닌지 반성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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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쇼냐 모델쇼냐 하는 비생산적 논쟁만 반복할 일이 아니다. 어차피 레이싱 모델에 대한 수요는 한결같다. 대신에 논란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고 관심 밖으로 밀려난, 대다수 부품업체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한 듯하다. 이번 모터쇼에 참가한 부품업체들은 크지 않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특허를 따낸 제품,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 납품을 앞둔 제품 등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충분히 중요한 자리이자 미리 만나볼 절호의 기회다. 더구나 고비용을 들인 이같은 대형 행사에서, 자동차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부품업체가 `들러리`로 전락한다면 대중이 그 기술력의 발전 추이나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도 점점 줄어든다. 이는 주최측, 업계, 관람객 모두에게 손해다. 앞으로는 많은 관심 속에 언론과 관람객이 낳은, "완성차쇼냐 부품쇼냐"는 '신종 논란'으로 떠들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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