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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지난 15일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을 예방했다. 당대표실은 당대표 당선 후 종교단체 지도자 등 사회 각 분야 인사를 만나는 취지라고 설명했으나,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의료대란 해소에 종교계 역할을 당부하며 대안 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정치로부터 시작되는 갈등과 적대가 최근엔 너무 심하고, 그게 국민들 사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의료대란 문제도 이해관계를 서로 조정해야 하는데 대화나 타협 없이 충돌하다 보니 모두가 피해를 입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정치권하고 이해당사자만 얘기하니 입술 없이 이빨이 부딪히는 것 같다”며 “중재하거나 윤활유 역할이 필요한데 종교계 어른들이 나서주시는 것이 이 충돌양상을 완화 시킬 것 같다”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이에 종교지도자협의회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한 공론을 끌어내 보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도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다. 김 전 위원장이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로 고충을 겪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 대표가 만남을 요청해 성사됐다. 양측 역시 의료대란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놨다. 이 대표가 “욕심이 없는 것도 중요한데 걱정될 일이 많다”고 말하자 김 전 위원장은 “지금 상황을 보면 걱정될 일이 많은데 억지로 해결할 순 없는 것”이라며 “성급하게 한다고 되는 일은 없고, 순리에 맞게 지나가게 내버려 두는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후 진행된 약 2시간 동안의 비공개 회담에서도 정부의 의대 증원 조치로 비롯된 의료 대란 문제를 주로 논의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식사 정치를 통해 의료대란 실책을 부각해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는 한편, 직접 자신이 의료대란 문제 해결에 나서는 모습을 통해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 조직 개편…선수 올리고 측근 전진배치
당은 ‘공보단’도 구성하기로 했다. 이 역시 통상 대선 때 가동되는 조직이다. 조 수석대변인은 “미디어가 다양하게 형성돼 있으니 미디어를 통합하는 회의체를 구성해 당이 미디어 문제에 적극 소통하고 언론사, 미디어 매체들과 적극적 소통하기 위해서 미디어 전략 회의를 하고 공보단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무총장이 직접 공보단 회의를 챙기고 부단장 2인과 대변인도 추가로 인선하기로 했다.
자신의 최측근들도 전면에 기용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당의 인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 대표가 상시적으로 인재를 발굴하겠다며 ‘인재영입위원회’를 ‘인재위원회’로 바꿨는데 이 작업을 자신의 최측근에게 맡기겠다는 선언이다. 이 과정에서 대선까지 뒷받침할 인사들을 당이 직접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전 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수사에 대응할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에는 ‘친명(親이재명)’계 김영진 의원이 위원장에 임명됐다.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는 친명계와 ‘친문(親문재인)계’ 의원들이 고루 참가한다. 이를 통해 이 대표가 지난 총선을 거치며 대두된 당내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당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19일 민주당은 ‘채해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본회의에 올려 ‘대여(對與) 공세’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정부를 향한 공격보다는 대안 마련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대선주자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