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전자·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내 파운드리 가격을 올릴 것을 고객사에 알렸다. 증가율은 15%~20% 사이로 예상되며 고객이 요청한 반도체 제품, 주문량, 칩 업체와 계약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상 시기는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으면 내년 1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그래픽처리장치(GPU), 차량용 반도체, 전력반도체(PMIC)등을 주문 생산하는 업체다. 고객사마다 정해진 규격과 주문물량이 달라 개별적으로 가격 협상을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 제품 종류와 물량에 따라 고객사와 협의해서 가격을 낸다”며 “삼성전자도 가격 현실화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가격 인상이 스마트폰, 자동차, PC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각종 IT 제품 가격 인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체 부품 비용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스마트폰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반도체보다 다른 부품 비중이 큰 자동차는 영향이 미미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원가 상승이 곧장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이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전체적인 IT제품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다음 달 예약 판매를 시작하는 애플 아이폰 13은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AP, 디스플레이 구동칩(DDI)등 전체 반도체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75%정도로 늘어났다”며 “원가 상승을 소비자 가격에 바로 반영하진 않겠지만 이 사태가 장기화하면 소비자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외에도 컴퓨터가 약 60개, 올레드 TV가 약 120개의 반도체가 탑재되고 있어 가격 상승 우려가 큰 품목으로 손꼽힌다.
|
또 차량용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모바일용 반도체보다 집적도(1개의 반도체 칩에 구성돼 있는 소자의 수)가 높지 않아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김용진 학회장은 “집적도에 따라 반도체 가격이 다르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크기로만 봐도 스마트폰 반도체보다 8배 크다”며 “차량용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바디가 작은 스마트폰용만큼 복잡·미세한 반도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자동차 기능 고도화로 완전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 자동차 역시 반도체 가격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될 전망이다. 김 학회장은 “나중에는 자동차에 바퀴, 차체, 브레이킹 시스템 등을 뺀 나머지는 모두 반도체가 될 것이다. 전체 부품 비중에서 반도체가 3분의 2를 차지할 것”이라며 “성능도 매우 좋아져야 해서 반도체 가격 인상이 자동차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