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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 늦어도 신경을 쓰지 않는 자녀, 결혼할 의사는 있는데 잘 안 되는 경우, 부모와 당사자간 결혼관이 다른 경우 부모의 입장에서는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가 자녀의 결혼상대를 찾는데 간여하는 경우 당사자인 자녀들이 반드시 협조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그러면 부모가 자녀의 중매에 간여하는 경우 당사자인 자녀와 어떤 형태의 관계가 형성될까.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와 온리-유는 미혼남녀 회원 568명(남성 179명, 여성 389명)을 대상으로 ‘부모와 자녀간의 중매협력 형태’를 조사한 결과 부모와 자녀간에 10개의 특징적인 중매협력 형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부모와 자녀간에 가장 두드러진 협력형태는 ‘공동작전형’이었다. 142명(25.0%)이 여기에 속했다. 부모와 자녀가 조금이라도 더 빨리,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배우자감을 찾기 위해 서로 원만하게 협조하는 사이다. 회사에서 결혼상대를 추천하면 둘이 긴밀하게 협의해 만남여부를 결정한다.
두 번째로는 ‘수수방관형’이다(118명, 20.8%). 부모로서는 자녀가 조금이라도 결혼을 잘 할 수 있도록 돕고 지원해 주고 싶으나 정작 당사자는 마이동풍으로 말을 듣지 않는다. 나이는 들어가고 본인은 꿈쩍도 하지 않으니 부모로서는 속수무책으로 가슴앓이를 해야 한다.
네 번째는 ‘따로국밥형’이다(72명, 12.7%). 부모와 자녀간에 결혼을 공동 추진하는데 까지는 서로 뜻이 맞으나 배우자 조건이 늘 빗나간다. 자녀가 좋으면 부모 마음에 들지 않고 부모가 만족스러우면 당사자가 싫다고 하여 늘 겉도는 것.
다섯 번째는 ‘불통형’(64명, 11.3%)이다. 부모와 자녀간에 중매나 교제 등에 대해 전혀 소통이 없는 케이스. 부모와 자녀간에 대화가 없으니 답답한 부모들은 매니저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 애가 어제도 늦게 들어왔던데 그 총각 만난 것 맞죠! 상대 총각도 우리 딸한테 결혼의사가 있는 건가요”와 같이 문의하곤 한다.
여섯 번째는 ‘동조형’(35명, 6.2%), 일명 ‘체념형’이다. 자녀가 결혼에 워낙 소극적이거나 혹은 부모가 볼 때도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그냥 체념하고 자녀의 뜻을 따르는 경우이다.
일곱 번째는 “‘불쌍한 내자식’형”(28명, 4.9%)이다. 자녀 특히 아들이 학력이나 직업 혹은 신장 등이 변변치 않아서 결혼할 나이가 지났는데도 배우자감을 찾지 못할 경우 부모로서는 한심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측은하기도 하여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보지만 방법이 마땅치 않다.
여덟 번째는 위의 일곱 번째와는 정 반대의 케이스이다. 일명 “‘내 자식 최고’형”(17명, 3.0%)이다. 아들이 의사나 변호사, 공무원, 교사 등 나름대로 인기있는 직업에 종사할 때 부모가 직접 결혼상대를 찾아 나서며 아주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운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부모들에게 이런 유형이 많다.
비에나래 관계자는 “과거에는 ‘결혼은 필수’로 여겼기 때문에 일정 연령이 되면 당연히 결혼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부모와 자녀간에 큰 충돌이 없었다”며 “최근에는 ‘결혼은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적령기라는 의식도 사라졌으며 결혼관도 다양하여 부모와 자녀간에 결혼에 대해 이견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들과 부모 사이의 중매협력 형태에는 ‘수수방관형’이 41명(22.9%)으로서 가장 많고, 그 뒤로 ‘불통형’(38명, 21.2%)-‘공동작전형’(34명, 19.0%), ‘불쌍한 내자식형’(22명, 12.3%) 등의 순이었다.
부모와 딸 사이에는 ‘공동작전형’에 해당하는 회원이 108명(27.8%)으로서 단연 많았고, ‘수수방관형’(77명, 19.8%)과 ‘상전모시기형’(68명, 17.5%), ‘따로국밥형’(57명, 14.7%) 등이 뒤를 이었다.
온리-유 관계자는 “결혼정보회사의 미혼 회원 중에서 부모가 자녀의 중매에 간여하는 비율은 10명 중 3명 수준이고 특히 아들보다는 딸의 중매에 많이 간여한다”며 “부모는 자녀를 위해 중매에 나서지만 자녀들 중 많은 비중은 비협조적이어서 결혼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