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29일 장 마감 후 오후 4시 30분경에 미국 제넨틱에 1조원대 항암제 기술수출 공시를 냈다. 그로 인해 30일 개장 전까지도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겠단 증권사 보고서가 나오는 등 상당한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30일 오전 9시반경 갑자기 베링거 인겔하임과 계약을 해지하겠단 공시가 나오면서 한미약품 주가는 장초반 5% 이상 오르다가 18% 가량 급락한 후 마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베링거인겔하임쪽에서) 1조원 짜리 계약을 사전에 상의도 하지 않고 이메일로 파기하겠다고 통보한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계약 해지로 베링거인겔하임쪽이 손해보는 계약금만 해도 1000억원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 “29일 저녁 계약해지 공시를 하겠다고 생각했다면 거래소와 충분히 상의할 수 있는 시간인데도 그러지 않았다”며 “공시는 아침 7시부터 시작되는데 30일에도 8시 40분에서야 거래소로 계약 해지 공시를 해야 한다는 연락이 왔고 그 때도 공시를 바로 할 준비가 안 돼 개장 후에야 공시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폐암 신약 후보물질 올무티닙은 임상시험에서 치료 대안이 없는 내성폐암 환자의 절반에서 종양반응을 보였고, 치료환자 10명 중 9명에서 암을 억제하는 조절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3건의 중대한 피부이상반응이 발생해 환자 2명이 사망하는 부작용이 발생했고 베링거 인겔하임은 지난달 29일 한미약품에 올무티닙의 임상중단을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