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탐방)이영훈 로지트 회장

"퍼블릭 컴퍼니로 만들어 사회 환원하겠다"
화학약품 유통 전문에서 IT유통으로 다각화
  • 등록 2005-03-30 오전 10:31:00

    수정 2005-03-30 오전 10:31:00

[edaily 공희정기자] "제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것 입니다. 남은 기간 개인회사에 가까웠던 로지트를 업그레이드 시켜 `퍼블릭 컴퍼니`로 만들고 이를 사회에 환원하고자 합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하게 된 화학약품 유통 전문 업체인 로지트(014190)의 이영훈 회장(사진)의 각오는 남달랐다. 이 회장은 그 동안 화공약품 유통이라는 기존의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벗어나 전혀 다른 영역에서의 또 다른 비상을 꿈꾸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HP의 프린터와 플로터 등의 국내 총판 계약을 체결하면서 정보기술(IT)유통 분야에 신규 진출한 것이 그 첫 시도다. IT유통기업 진출..사업다각화 "로지트는 대박이 터지는 기업은 아닙니다. 하지만 연간 수입이 보장되어 있어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죠. 이제는 한단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는 그 방향을 IT유통으로 보았고, 지난해 말 시작한 IT부문에서 69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IT유통을 시작해 올린 69억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디지털복합기 시장은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 확대와 포토 프린트의 성장과 그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인 디지털 복합기의 시장이 형성되고, 레이저 프린터 도입이 확대되면 그 시장규모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된다는 것. 이 회장은 HP관련 IT부분 매출이 올해에는 265억, 2006년 780억 그리고 2007년에는 2800억원대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디지털복합기 시장은 단가가 높은 디지털인쇄기 판매뿐 아니라 잉크, 카트리지 등 부속제품의 지속적인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지난해 시작해 60억원의 매출을 올린 실리콘사업도 올해는 130억원을 내다보고 있었다. 게다가 조만간 실리콘 제조공장이 완공되면 매출은 500억원 대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개인회사 로지트.."목표는 유한양행" 화학원료 유통으로 잔뼈가 굵은 이 회장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남다른 이유가 있다. 이 회장에게는 4명의 자제가 있지만 사업을 물려줄 아들이 없다. 로지트를 사위에게 물려준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없단다. 로지트는 지난 95년 코스닥에 등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의 개인 주식보유 비율이 65%에 이른다. 게다가 자사주 등 특수관계인의 주식을 모두 합하면 80%에 달하는 개인회사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줄 생각은 없습니다. 3년 안에 완전한 기업 시스템을 셋업하고, 전문 경영인을 도입해 완전한 퍼블릭컴퍼니로 운영하고, 최후에는 유한양행과 같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지금도 복지재단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자신이 일군 회사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쉽지 않은 결정은 이 회장의 대학시절 특이한 경력을 보면 일면 수긍이 간다. 이 회장은 연세대 화공학과 제직시절인 69년 당시 젊은이들의 상징적인 놀이 공간이었던 명동에 `캠퍼스`라는 음악다방을 열고, DJ역할을 하기도 했단다. "놀이공간이 부족했던 대학생들에게 편안하고 즐거운 놀이터를 만들어주자는 생각이었습니다. 한마디로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퓨전` 음악 다방이었습니다." `캠퍼스`는 사업적으로도 성공해 불과 1년 만에 이화여대 앞에 2호점을 열게 됐단다. 지금도 친분이 두터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GS홀딩스 허창수 회장도 자주 놀러 올 정도 였다고 한다. 이 회장은 "선데이서울에도 나올 정도로 지역 명소로 꼽히던 `캠퍼스`는 지역 폭력조직과의 마찰 등의 이유로 몇 년 뒤에 문을 닫게 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경영 원칙 `욕심 버리고 믿고 맡겨라` 대학을 졸업한 뒤 취직할 곳을 찾지 못하던 그가 75년 점원 한명과 함께 설립한 것이 로지트의 전신인 삼정화공약품상사다. 그리고 해외 다국적 기업의 한국 총판이 되기 위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덤볐다는 이 회장. "사업을 시작한 뒤 나 자신을 위해 단 5분도 써본 적이 없었습니다. 사업과 관계된 식사시간을 갖는 경우도 없었구요. 하지만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남은 것은 만신창이 가 된 몸이었습니다. 결국 직원들에게 전결권을 다 넘기고 해외로 휴양을 떠나게 됐습니다." 90년 중소기업 사장으로서는 쉽지않은 결정을 내린 그는 주로 해외에 체류하면서 7~8년을 자신의 몸을 추스리는데 썼다고 한다. 하지만 직원들은 믿고 맡겨준 것 이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 90년 당시 100억원 정도 매출을 올리는 기업을 95년에는 400억원 대로 올려놓고 코스닥까지 등록을 시켰다. 바야흐로 마지막 남은 사업의 열정을 쏟아내려 하고 있다. 지금도 아무일 않고 5분을 쉬면 불안해 진다는 이 회장은 어쩔 수 없는 `워커홀릭(일중독증)`으로 보였다. 다시 신발끈을 죄는 그의 마지막 도전이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기대된다. ◇ 이영훈 로지트 회장 주요 약력 49년 부산 출생 64년 경남중 졸업 67년 경남고 졸업 71년 연세대 화학과 졸업 75년 삼정화공약품상사 설립 79년 삼정실업주식회사 대표이사 95년 이영실업주식회사 대표이사 97년 SJ AMERICA 설립 및 대표이사 97년 한국무역협회 이사 02년 (주)영성 대표이사 현재 로지트코퍼레이션, 영성, SJ AMERICA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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