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속가 급등, 수요회복인가 투기인가

금속가 상승 불구 관련주는 약세 지속
  • 등록 2003-02-04 오전 10:23:10

    수정 2003-02-04 오전 10:23:10

[edaily 전미영기자] 국제 기초금속 가격이 올 들어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금속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금속가 급등의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 원자재인 기초 금속 가격의 상승은 자동차를 비롯한 산업 부문의 수요 회복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금속주의 약세는 금속가 급등이 헤지펀드와 같은 투기세력에 의해 주도됐을 가능성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세계 최대 비철금속 거래소인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가격은 지난 달 15% 뛰었고 6개 금속으로 구성된 LMEX지수는 약 10% 올랐다. 또 국제 백금값은 3일 런던시장에서 전장보다 온스당 21달러 오른 698달러를 기록했다. 백급값은 이날 장중 한 때 온스당 701달러까지 치솟아 약 23년만의 최고치를 보였다. 그러나 금속 관련주는 하락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달 런던 증시에서 리오틴토와 앵글로아메리칸이 각각 10% 하락했고 BHP빌링턴은 14% 미끄러졌다. 뉴욕 증시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달 알루미늄 값이 지난 달 6%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알루미늄업체 알코아는 16% 하락했고 동종업체 피치니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19% 급락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제 금속 값의 급등이 수요 확대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펀드들의 투기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시에떼제네랄의 스티븐 브릭스는 "순수하게 펀더멘탈한 측면만 봐서는 금속 가격의 이 같은 급등세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존 브렉테일 역시 "금속가격이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로 상승한 것처럼 보이지만 금속업체들의 주가는 이 같은 가정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투기 세력이 금속시장으로 손을 뻗친 것은 최근 들어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001년 말 헤지펀드와 금속 중개상들은 경제가 본격 회복세를 보이기 이전에 원자재인 금속의 선매수를 시도했으나 실익을 얻지 못했었다. 금속에 대한 산업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실제 조짐은 찾기 어렵다. 복합금속업체 리오틴토는 중국을 제외한 여타 지역에서는 금속에 대한 수요 회복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난 주 밝혔었다. 이라크 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금속 값과 금속업체 주가의 방향이 반대로 움직이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와 관련, 전쟁 위기감이 금속가 상승을 부추겼으나 갈등이 해소되면 금속 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주식시장에 퍼져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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