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최근 증시 에너지의 척도로 인식되고 있는 고객예탁금이 큰폭으로 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일반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위해 증권사에 맡겨놓은 고객예탁금은 미국의 테러가 발생한 이후 투자심리는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17일 현재 8조5000억원으로 불과 일주새에 9천억원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별 예탁금 증감추이를 살펴보자. 예탁금은 지난 12일 1585억원 늘어난 이후 ▲13일 2933억원 증가 ▲14일 3516억원 증가 ▲15일 81억원 감소 ▲17일 1205억원 등으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예탁금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에 대해 증권가 일각에서는 소위 "큰손"이 주식매입을 준비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 영업점 관계자들은 "큰손"의 입질 가능성에 대해 뚜렷한 자금흐름이 포착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 다만 그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단기간 자금유입 속도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G증권 지점장은 "큰손으로 느껴지는 사람의 전화문의가 늘고 있다"며 "큰손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직접 자신의 자금을 말하지는 않지만 경험을 통해 적지않은 자금을 갖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며 "조심스럽게 분위기 파악에 나선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상계동의 L증권 지점장은 "큰손들이야 워낙 은밀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흐름을 포착하기는 쉽지 않지만 어디선가 매집이되고 있고 한번 흔들 것이라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고 객장 분위기를 전했다.
아파트 밀집지역인 목동의 경우 비교적 공격적인 움직임이 눈에띄고 있다. S증권 목동점 차장은 "평소에 관심없던 고객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주식저축 계좌를 신설하거나 MMF자금을 옮겨놓는 경우가 적지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금의 유입규모는 크지 않지만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양상"이라며 "미사일이 날아가면(전쟁 발발 경우) 우리도 쏠 자금(그때가 바닥이라는 의미)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명동쪽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R증권 명동지점 차장은 "아직 눈에띄는 움직임은 없다"며 "최근 늘고 있는 고객예탁금은 유통시장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공모주 대기자금일 것"이라고 전했다.
D증권 명동점 업무팀장도 "손님들이 꾸준히 들락거리며 관심을 보이고는 있지만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증권맨들은 그러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매매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고 애로를 토로하고 있다. 한 지점장은 "가지고 있는 것은 물려있고 급반등 한다해도 마음놓고 들어갈수 없는 여건"이라며 "테러, 전쟁같은 불확실성을 감안해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모험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또 "예탁금의 급증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증감추이를 좀더 지켜보되 섣부른 판단을 금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