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같은 일"…5살 때 잃어버린 가족, 35년 만에 찾았다

  • 등록 2022-05-03 오전 8:51:37

    수정 2022-05-03 오전 8:51:37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5살 때 가족과 헤어진 40대 여성이 유전자 검사로 35년 만에 가족과 재회했다.

박정옥(41·가명)씨가 2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에서 35년 전 헤어진 가족을 극적으로 상봉하고 있다. (사진=부산 부산진경찰서 제공)
2일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경찰서 대강당에서 35년 전 헤어진 박정옥(41·가명)씨의 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박씨는 가족 상봉식이 이뤄지는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35년 간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과 포옹하며 오열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월 박씨가 “35년 전 헤어진 가족을 찾아 달라”며 부산진경찰서 실종팀에 자신의 유전자를 등록했다. 박씨는 1987년 설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전북 전주에 있는 외삼촌댁을 방문하기 위해 전주시외버스터미널을 찾았다가 가족을 잃어버렸다.

뒤늦게 혼자 발견된 박씨는 유년시절을 보육원에서 보냈다. 박씨는 부모님 이름과 자신에게 남동새잉 있었다는 사실은 기억했지만 본인의 이름과 생년월일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성인이 된 이후 가족을 찾고 싶었던 박씨는 지난 2월 1일 헤어진 가족을 찾고 싶다며 부산진경찰서 실종팀에 자신의 유전자를 등록했다. 부산진서 실종팀은 박씨를 ‘리-멤버(Re-member)’ 프로젝트의 대상자로 정해 본격적인 가족 찾기에 돌입했다. 이 프로젝트는 장기실종아동 사건을 기억해 재검토하고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 돌려보내는 자체 시책이다.

부산진서 실종팀은 각종 자료를 검토해 박씨로 추정되는 비슷한 연령의 대상자를 556명 찾아내 그 중 6명을 추린 뒤 집중적인 탐문 끝에 박씨의 가족을 찾아냈다. 실종팀은 정확한 판단을 위해 모친의 유전자 검사를 의뢰해 박씨의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회신을 받았다.

박씨는 “생일 때마다 가족이 너무 보고 싶어 많이 울었다. 아플 때마다 꿈에서 엄마 얼굴이 나오는데, 얼굴을 알지 못해 항상 뿌옇게 모자이크가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2008년부터 모든 실종 사건을 데이터화해 실종 수사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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