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가 뱀 비늘처럼 휘어지고 늘어난다.."재난지역에 활용"

기계연, 안전성과 유연성 가진 배터리 구조 개발
소프트웨어 로봇,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 가능
  • 등록 2021-09-28 오전 9:07:36

    수정 2021-09-28 오전 9:07:36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뱀의 비늘처럼 부드럽게 휘어지면서 늘어나는 배터리를 만들었다. 개발한 배터리는 소프트 로봇이나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해 에너지 저장 소자나 재난 발생 시에 활용할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장봉균 나노역학장비연구실 박사, 현승민 박사 연구팀이 안전성과 유연성을 가진 신축성 배터리 구조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뱀의 비늘은 단단하면서 서로 접혀 외부 충격을 방어하고, 유연하게 움직인다. 이를 모사한 기계 구조를 제작해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늘어나면서도 높은 안전성과 성능을 확보했다.

제품 본체와 배터리가 단단하게 결합한 기존 웨어러블 기기와 달리 여러 개의 작고 단단한 배터리를 마치 비늘 같은 구조로 연결해 유연하게 쓸 수 있다.

연구팀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내부 전지 소재의 변형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썼고, 작은 크기의 배터리에 높은 충전 용량을 구현하기 위해 개별 배터리 형상도 최적화했다.

리튬 폴리머로 비늘 한 조각과 같은 육각형의 작은 배터리 셀을 제작하고, 이를 폴리머와 구리로 만든 연결부로 접었다 폈다 하도록 했다.

앞으로 부드럽고 유연한 에너지 저장소자가 필요한 인체 착용형 소프트 로봇이나 몸이 불편한 노약자를 보조할 재활 의료기기의 에너지 저장 소자로 쓸 수 있다. 장애물이 있는 좁은 공간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재난 로봇의 전력 공급 장치로도 활용할 수 있다.

장봉균 박사는 “뱀 비늘의 구조에 착안해 유연성과 신축성을 살리면서 안전성을 갖춘 배터리를 개발했다”며 “앞으로 재활 의료나 재난 구조에 활용하도록 후속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소프트 로보틱스’ 온라인에 지난 달 16일자로 게재됐다.

장봉균 박사가 신축성 뱀 비늘형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전극 구조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한국기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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