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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생활 중 가장 큰 걱정은 미세먼지겠지만 개인적으론 아직 두돌도 안된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식재료가 큰 고민거리였다. 중국에서 음식을 둘러싼 사건 사고가 워낙 잦았던데다가 작년부터 아프리카 돼지고기 열병까지 창궐했으니 말이다.
홍콩 그린먼데이가 개발한 식물성 돼지고기 옴니포크(Omnipork)를 보고 처음으로 떠오른 건 아이다. 완두콩과 콩, 표고버섯, 쌀 등 식물성 단백질로 만들어진 옴니포크는 이미 홍콩판 ‘비욘드미트’로 불리고 있었다.
중국 온 지난 석 달 간 단 한번도 돼지고기를 아이에게 먹이지 않았다. 소고기와 닭고기 등 다른 고기가 있었고 두부 등에도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러다 돼지고기 식감을 잃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던 참이었다. 그래서 유아식에 식물성 고기 옴니포크를 활용해 봤다.
다음엔 아예 옴니포크만 완자처럼 구워서 반찬으로 줬다. 처음엔 새로 보는 음식에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았는데 한입 먹어보더니 두 개를 연속으로 먹었다. 그러곤 구웠던 식물성 고기를 다 해치웠다. 성공이었다.
옴니포크는 겉으로는 거의 돼지고기 완자와 거의 비슷했다. 다른 사람들한테 알려주지 않고 준다면 십중팔구 속을 것 같았다. 식감도 쫄깃쫄깃 한 게 묘하게 고기를 닮았다. 그러나 맛에서는 미묘한 차이가 난다. 고기가 주는 특유의 고소한 맛이나 기름진 느낌은 없었다.
다른 식물성 고기처럼 소금간이 되어있거나 용도가 정해져 있는게 아니라 활용하기에도 편했다. 아이에게 돼지고기 식감도 알려주고 건강한 식품을 줄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식물성 고기를 알고 나니 중국에서 생활에 대한 걱정을 조금 덜었다. 만약에 다시 가짜 계란 파동이 일어난다면 저스트 푸드의 인공 계란을 먹으면 되겠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중국에서 음식을 갖고 장난치는 일이 더이상 없어야 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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