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9’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현대차(005380)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전시장을 꾸미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다만, 이들 기업 총수 대부분은 국내 현안 집중 등을 이유로 CES 출장길에 오르지 않을 전망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 총괄 수석부회장은 이번 CES 2019에 불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근 실적 부진 속 지난 12일 세대교체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한 정 수석부회장이 자신을 중심으로 한 체제 안정 등을 이유로 불참을 결정했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CES에 불참하는 것은 5년 만이다. 그는 2015년부터 매년 CES 행사장을 찾아 그룹 경영 전략을 공개하고 미래 첨단 기술을 직접 홍보해왔다. 그러나 최근 최악의 실적으로 ‘그룹 위기론’까지 등장하자 친정체제 구축과 세대교체, 순혈주의 타파 등 고강도 쇄신 인사를 꺼내든 만큼, 당분간은 출장 대신 그룹 안정 등 국내 현안에 집중하기로 했다.
LG그룹에서는 구 회장을 대신해 박일평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이 CES를 찾는다. 특히 박 사장은 CES 2019 개막 하루 전인 1월 7일 오후 파크 MGM호텔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공지능(AI for an Even Better Life)’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18’에 이어 곧바로 CES 2019의 기조연설을 맡게 됐다.
반면,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의 경우 CES 행사 참석이 유력한 상황이다. SK 주력 3사인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텔레콤(017670), SK하이닉스(000660)는 이번 CES 2019에서 공동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전기차 배터리와 자율주행, 메모리 반도체 등 그룹 모빌리티 기술 역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SK 계열사들의 CES 동반 참가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최 회장의 참석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최근 CES를 앞두고 열린 관계사 회의에서도 최 회장의 참석을 염두에 두고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SK의 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새로운 CEO로 선임된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참석은 확정됐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도 CES 현장을 직접 찾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