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풍의 리드미컬한 랩이 쏟아져나오는 이 노래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제작한 ‘투표 홍보용’이 아니다. 3인조 작곡팀 ‘상상소년’이 26일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인 ‘Back 2da Basic’이란 노래다.
상상소년은 랩과 비트메이킹을 담당하는 힙합밴드 출신의 임불요(25·본명 임태민), 피아노와 일러스트를 맡은 클래식 음악도 출신의 세이티 아룬(22), 보컬과 작곡을 맡았다가 지금은 현직 의사로 일하며 음악활동을 쉬고 있는 JC(32) 등 작곡가 3명이 모인 음악 제작팀이다. 이들은 자작곡을 홈페이지에 올려 직접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입소문만으로 1만여명의 회원을 모았고, 자작 동영상 조회수가 500만회에 육박하는 등 파격적인 실험으로 주목받는 그룹이다.
‘Back 2da Basic’(Back to the basic, 기본으로 돌아가자)이라는 노래 제목은 바로 투표라는 기본적인 권리 행사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그들의 의지 표현이다.
“생각해, 행동해, 그리고 투표해. 강자도 약자도 친일파도 애국자도 딱 한 장”이라고 외치고, “단 한 번도 그깟 투표 따위 해보려 시간 낭비 한 적도 없었지”라는 가사에서는 또래 젊은이들의 경험을 고백하는 듯하다. 임씨는 “힘으로 누르던 시대에는 힘으로 저항했지만 보이지 않는 힘이 교묘하게 지배하는 시대에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주창하는 것은 이렇게 새롭게 세상을 바꿔가는 인간형, ‘Neopolitan’(신인류·신시민) 운동이다. 임씨는 “ ‘이끼’라는 웹툰을 보고 ‘무관심은 죄’라는 영감이 떠올랐다”며 “본래는 투표를 독려하는 풋풋한 노래를 떠올렸는데 천안함 등 선거 자체를 묻히게 할 만한 이슈들이 터뜨려지는 것 같아 다소 강한 목소리를 담았다”고 말했다. 가사에서도 이들은 “눈을 돌리려 해, 시간을 끌려해/그들이 원하는 건 젊은 너희들의 염증”이라며 무관심과 냉소를 경계하고 있다.
상상소년은 지난해 서태지의 음악을 패러디한 ‘교실이데아 2009’를 내놓으면서 사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임씨는 “앞으로도 용산참사, 미디어법 통과 2주년 등을 맞이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담은 음악을 내겠다”며 “이 음악들을 모아 Witness(목격자)라는 정식 음반도 발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