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기회"..글로벌 `큰손` 투자 개시

버핏, 저평가 금융株 주목..서브프라임 업체 인수설도
`기업사냥꾼` 윌버로스도 서브프라임 투자 개시
가치투자 `부각`
  • 등록 2007-08-22 오전 10:09:51

    수정 2007-08-22 오전 10:27:39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전세계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이 전염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 귀재`들의 움직임이 본격 개시되고 있다.

신용시장 경색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되면서 시장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지만 이는 전면에 나선 투자자금의 고갈을 의미하는 것이지, 유동성 자체가 단박에 없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즉, `쩐(돈)`은 새로운 투자 기회와 유망 투자처를 노리며 주요 대로에서 주변 도로(sideway)로 빠졌을 뿐이란 얘기. 따라서 어디로 움직이면 좋을 지 모를 투자자들에게 이들 `큰손`의 움직임은 더욱 관심을 모을 수 밖에 없다.  
 
이들은 서브프라임 충격파 속에서 가치를 발하는 자산 줍기, 이른바 체리 피킹(cherry-picking)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부실기업을 헐값에 사들여 떼돈을 버는 `하이에나`도 역시 이런 `염가 매수(Bargain hunting)` 호기를 놓칠리 없다.

◇가치투자 귀재 버핏 나섰다..서브프라임 업체 인수설도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이 먼저 나섰다.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단언하며 투자 개시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 워렌 버핏
"일반적으로 말해 금융시장 대혼돈이 있을 때 진정한 기회가 온다"며 "혼란이 발생할수록 잘못된 가치 산정이 일어날 소지가 많다"는 것의 그의 전언. 즉, 주식시장이 급락하며 일부 종목은 실제 가치에 비해 더 싸졌고, 이에 따라 진정한 매수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주나 부동산 관련주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대대적인 감원 조치까지 취하며 위기에 몰린 서브프라임 업체 컨트리와이드를 인수할 수도 있다는 설이 월스트리트저널(WSJ)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관련기사 ☞ 버핏 "위기는 기회"..금융주이어 모기지도 투자?
 
WSJ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사태로 휘청이고 있긴 하지만 컨트리와이드는 우량 모기지 및 모기지 관련 상품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알짜 회사. 바로 이 점이 버핏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기업사냥꾼 윌버 로스도 투자개시 
 
부실기업을 헐값에 사들여 막대한 이득을 내면서 되파는 이른바 벌처(vulture) 투자의 귀재 윌버 로스도 "기회가 열렸다"며 투자 개시를 선언했다. 
 
▲ 윌버 로스

윌버 로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브프라임 투자가 효과적일 것이라며 왕성한 식욕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나 관련 모기지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방법으로 투자하겠다며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혔다. 관련기사 ☞ 윌버 로스 "기회열렸다..서브프라임 투자 개시" 
 
그는 알트 에이(Alt-A)급 모기지 대출 업체로 파산 위기에 처한 아메리칸 홈 모기지에 5000만달러를 대출해 준 것이 자신의 첫 관련 투자라면서 "이로써 서브프라임 투자에 발을 담궜다"며 본격적인 투자 의사를 시사했다.

또 자신은 일본 오사카 소재 고후쿠 뱅크를 지난 2000년 사들였고 3년뒤 상당한 수익을 내면서 파는 등 일본 서브프라임 시장에서의 경험도 쌓았다고 말했다. 

◇"투자 기회를 찾아라"
 
시장의 조정과 경기 침체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선 통상 성장성 보다는 내재가치가 투자자들에게 선호되기 마련. 
 
FT는 이번 위기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성장성에 투자할 것인지 내재가치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며 두 방향 모두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숏뷰` 칼럼에서 분석했다. 
 
FTSE-월드 성장지수는 올들어 FTSE-월드 가치지수를 0.7%차이로 넘어서는 등 성장주가 받는 충격은 그리 크지 않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대표적인 성장주의 경우 가치주 투자자들도 눈여겨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가치주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브프라임 위기로 각 부문의 밸류에이션이 훼손됐고,  버핏이 눈여겨 보고 있는 금융주도 그렇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 금융지수의 주가이익비율(PER)은 1.8배로 5년래 최저 수준. 투자은행들의 PER는 지난 1월만 해도 2.8배였으나 이제 1.8배 수준이다. 이 뿐 만이 아니다. 포드나 제너럴모터스(GM) 등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의 가치도 떨어졌다. 
 
FT는 따라서 시장에 확실성이 다시 등장하기 전까진 이런 상황을 노린 투자가 몰려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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