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경기 성남시 분당 ‘파크뷰’에 입주한 유모(49)씨는 요즘 집앞 탄천에서 아침 운동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한때 ‘죽은 하천’이었던 탄천엔 오리가 돌아오고, 공원이 만들어져 인근 주민의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유씨는 “다른 요인도 있겠지만, 탄천이 공원화되면서 주변 집값도 덩달아 뛴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과거 악취와 콘크리트에 덮였던 도심 하천이 살아나면서 주택 시장 판도도 달라지고 있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하천 인근 아파트가 지난해 청계천 복원 이후 한강이나 공원 못지않게 몸값이 높아졌다. 이른바 ‘하천 프리미엄’인 셈이다. 서울시 등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생태하천 가꾸기에 나서면서 조만간 ‘제2의 청계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하천이 살면 집값도 뛴다(?)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하천인 양재천. 강남구는 지난 1995~2000년까지 140억여원을 들여 공원화 사업을 단행했다. 이후 양재천은 콘크리트 제방이 헐린 자리에 돌·나무·갈대·갯버들 등이 들어섰고, 산책로·자전거길·생태학습장·물놀이장 등이 조성됐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사는 김모(38)씨는 “조망권도 좋지만, 깨끗한 냇물에서 아이들이 놀고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0년 이후 양재천변은 고급아파트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대치동 선경, 우성, 미도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당시보다 평당 가격이 3~4배씩 올랐다. 탄천과 붙어 있는 분당 백궁·정자동에는 평당 2000만원대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즐비하다.
◆하천 프리미엄 수혜 아파트는
지난해 일부 구간의 건물을 철거하고 달뿌리풀 등 50여 종의 식물이 심어진 성북천 주변은 삼선동 코오롱, 동일하이빌 등이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성북천 중류의 안암 삼성래미안도 성북천이 걸어서 5분쯤 걸린다. 정릉천 주변에는 작년 말 입주한 정릉 푸르지오(403가구)가 눈에 띈다. 월곡동 삼성래미안2차와 제기 한신은 정릉천 조망이 가능하다. 내부순환도로 밑을 지나는 홍제천은 음지 식물과 소공원, 자전거도로 등이 꾸며진다. 홍은동 벽산, 남가좌동 현대 등이 관심을 끈다. 영등포~구로~관악~동작구를 가로지르는 도림천은 복원 효과가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림동 현대3차, 신대방동 성원상떼빌 등은 도림천까지 걸어서 2~3분 거리여서 하천 프리미엄이 기대된다. 쌍문동 래미안, 창동 데시앙 등은 우이천과 가깝고, 지하철역·편의시설 등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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