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값 80위안도 ‘위태’…길어지는 K배터리 암흑기

탄산리튬, 3년 만에 80위안 초반대
니켈 t당 1만5470달러…연중 최저치
하반기도 배터리값 하락세 지속 예상
전기차 ‘캐즘’에 ‘역래깅’까지 이중고
  • 등록 2024-07-28 오후 1:58:11

    수정 2024-07-28 오후 7:14:06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이차전지(배터리) 핵심 광물인 탄산리튬 가격이 3년 만에 kg당 80위안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리튬은 이차전지 필수 소재인 양극재 원가의 40%를 차지한다. 원재료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제품가격을 끌어내려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 회복 시기를 늦출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8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25일 기준 kg당 81.5위안을 기록 중이다. ‘하얀 석유’로 불리던 리튬은 전기차 시장 급성장으로 한때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며 2022년 11월 kg당 581위안까지 폭등했으나 최근 고금리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전기차 판매가 저조한 데다 중국발(發) 공급 과잉까지 겹치면서 가격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또 다른 양극재 핵심 광물인 니켈 가격 역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5월 톤(t)당 2만달러대까지 올랐던 니켈 가격은 지난 25일 기준 t당 1만5470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수산화리튬 가격도 하락 추세다. 업계에선 수산화리튬 가격이 올 상반기 kg당 20달러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으나 14달러 아래까지 떨어졌으며 최근에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하이니켈 양극재.(사진=에코프로비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에 원재료인 메탈 가격 하락으로 배터리 업체들은 2분기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8% 감소한 6조1619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7.6% 하락한 1953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의 매출 역성장은 출범 후 4년 만에 처음이다.

배터리 셀 제조사보다 더 위태로운 건 소재 업체들이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국내 양극재 소재 업체들은 리튬·니켈 등 메탈 가격 변동에 따른 수익성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배터리 셀 제조사와 메탈 가격에 연동한 판가를 토대로 납품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이다. 리튬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시기에는 광물 가격이 높을 때 비싸게 산 리튬으로 만든 제품을 싸게 팔 수밖에 없어 부정적 래깅 효과(원료 투입 시차)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포스코퓨처엠(003670)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4.8% 감소한 27억원으로 턱걸이 흑자를 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155억원으로 23.3% 감소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엘앤에프(066970)의 경우 2분기 적자가 예상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8447억원, 영업손실 135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1조9062억원·영업이익 1147억원) 대비 매출은 55.7% 감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엘앤에프는 매출 6676억원, 영업손실 660억원으로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당초 예상보다 전기차 캐즘 시기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세영 노무라금융투자 본부장은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SNE 배터리데이 2024’에서 “배터리도 반도체와 같이 사이클 산업”이라며 “내년 하반기쯤 캐즘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배터리 업계는 투자 속도 조절을 통해 한파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11조5000억원의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한 SK온은 올해 7조5000억원, 내년에는 2조∼3조 수준으로 점차 설비투자 규모를 줄일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분간 전략적으로 필수적인 투자만 집행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가 미국에 짓고 있는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하며 완공 속도를 늦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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