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줄줄이 무너지자 피난처 부상?…비트코인 이틀새 18% 올라

비트코인, 2만4000달러 회복
가상자산 전체 시총 6% 증가, 1조800억 달러 기록
상승 배경 두고 숏 스퀴즈 발생, 피난처 부상 등 해석 나와
  • 등록 2023-03-14 오전 10:47:21

    수정 2023-03-14 오전 11:18:40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후 금융 시스템 위기론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은 급등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부에서는 중앙은행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비트코인의 가치가 재조명 받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14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 8시30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간 전 대비 9.3% 상승한 2만4100달러를 기록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대표격인 이더리움도 5.7% 올라 1676달러에 거래 중이다.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 규모도 6.2% 증가해 1조700억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SVB 은행이 파산한 직후인 지난 10일 1만9760달러까지 하락했다가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 금융당국이 SVB에 예치된 예금 전액을 보전해주기로 결정한 지난 13일에는 반등에 성공했고, 단 이틀새 18% 이상 상승했다.

그 사이 미국 중소은행으로 가상자산 기업에 친화적인 행보를 보여온 시그니처은행이 뱅크런(자금 대량 인출)으로 폐쇄되는 사태가 추가로 발생했지만, 가상자산 시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사진=AFP)


지난 이틀간 가상자산 시장이 상승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최근 비트코인과 뉴욕 증시가 커플링(동조화)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금융 시장이 불안할 경우 가상자산 시장도 함께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엔 뉴욕증시가 휘청이는 중에도 가상자산 시장이 나홀로 폭등하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중이다.

숏 스퀴즈로 비트코인이 급등했다는 분석도 있다. 주가가 상승할 때 매도(숏) 포지션을 취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수에 나서면서, 상승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3억달러 상당의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투자자들이 중앙은행 시스템의 취약성을 확인하고 비트코인 투자로 눈을 돌렸다는 해석도 나왔다. 펀드스트랫의 디지털자산 전략 책임자 션 패럴은 “비트코인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이유는 중앙은행의 취약성과 (대안적으로) 비트코인이 제공하는 솔루션을 인식하는 투자자 집단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융당국이 SVB 예치금을 보전해주기로 결정한 직후 비트코인 기격이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해,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 배경이라는 해석도 있다. CEC 캐피털의 가상자산 트레이딩 어드바이저 로랑 크시스는 “시장은 이제 가상자산과 전통 금융 사이의 경계가 사라졌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며 “이에 투자자들이 시장에 남은 물량을 매수하고 기꺼이 프리미엄까지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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